[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장동민은 10년이 지나도 '갓동민'이었다. 웨이브 '피의 게임3'에 출연한 장동민은 초반부터 압도적인 게임 해결력과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결국 또 한 번의 서바이벌 우승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서바이벌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믿을 수 없는 암기력, 정치력은 서바이벌 역사를 새롭게 쓰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어차피 우승은 장동민'이라는 시청자 반응 속, '피의 게임3'을 마친 장동민과 현정완PD의 마음은 어떨까.
'피의 게임3' 현정완PD, 장동민은 22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종영 인터뷰를 통해 취재진을 만나 '피의 게임3' 비화와 솔직하고 가감 없는 소회를 전했다. 아래는 현정완PD와 장동민 일문일답 전문이다.
◇장동민에게 '피의 게임3'가 역대 참가한 서바이벌 중 가장 힘들었다는 얘길 들었다.
(장동민) 제작진의 치밀함 때문에 힘들었다. 72kg의 몸무게로 촬영을 시작했는데 12일 뒤 집에 오니 63kg가 돼 있더라. 가족들이 '실미도 끌려갔다왔냐'고 할 정도로 놀랐다. 나는 지금이 몇 시 몇 분 몇 초인지 알아야 하고, 언제 화장실 가고 자고 일어나야 할지, 다음 날 양말 뭐 신을 지도 계획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피겜3' 현장에서는 시간도 알 수 없었고, 제작진에게 물어봐도 소통이 불가능했다. 출연자가 시간을 물어봐도 유령 취급하며 답해주지 않았다. 그 안의 완벽한 규칙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힘들었다.
◇출연자 모두가 힘들어 했던 부분이 있다면?
(장동민) 가장 힘들었던 건 '안대'였다. 시청자는 절대 모르고 출연자만 아는 안대 트라우마가 있다. 낙원, 저택, 잔해가 차 타고 한 시간씩 이동해야 하는 거리다. 그래서 늘 안대를 착용했다. 안대를 쓰면 오만 생각이 든다. '어디서 내릴까', '어떤 걸 해야할까', '무슨 역경이 닥칠까' 하는 생각이 트라우마, 공황으로 오더라. 출연진들이 '제발 부탁인데 안대는 안 끼면 안되냐'고 말했지만 일말의 대꾸도 없었다. 그 어떤 비밀이 새어나가는 것도 막는 제작진의 치밀함이 힘들었다.
(현정완PD) 나가서 차창 밖 한 번 보면 '날씨가 맑네', '이런 뉴스가 있네' 하게 되는 게 싫었다. 몰입을 극대화 하기 위해 그랬다.
(장동민) 차라리 우릴 마취시키고 보내지 그랬냐.
(현정완PD) 솔직히 방송 외적으로도 통제하는 게 많았다.
◇'피의 게임3'는 장동민과 홍진호의 만남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라이벌이자 좋은 동료였을텐데.
(장동민) 라이벌…이라는 뜻 아시죠? 장난이고 하하. 1회 오프닝이 출연진들 안대 쓰고 재갈 물려져 있는 모습이지 않나. 폭염 속에서 오래 묶여 있는데 내 옆에서 신음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신음 소리마저 발음이 안 좋다는 걸 알고 바로 홍진호라는 걸 깨달았다. 홍진호가 나올 거라는 걸 예상 못했는데 그걸 알아챈 순간, 난 그 때부터 예측한 걸 맞혔으니 이겼던 거다. 그러면서 '홍진호와 내가 팀이 돼야 하나, 라이벌이 돼야 하나' 생각했다. 나는 서바이벌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피겜3'가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승리를 위해선 연합 하는게 맞는 그림이라 생각했으나, 시청자의 마음으로 '그렇게 해서 이기면 뭐해, 이 XX야'라는 생각이 들더라. 순탄한 승리보다는 볼 거리 많고 긴장감 있는 라이벌로 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진호가 스파이가 아니었어도 난 홍진호와 다른 팀을 했을 것 같다. 홍진호는 내가 몇 안 되게 인정하는 서바이벌 강자다. 그래서 라이벌 구도를 가져가려 했다.
◇'라이벌' 홍진호의 활약이 아쉽진 않았나.
(장동민) '얘가 왜 이렇게 됐지?'하고 분석을 많이 해봤다. 홍진호는 강하다. 갈대같은 강함을 가진 플레이어다. 나는 큰 바람 오면 부러지는 고목같은 강인함이라면, 홍진호는 그런 것에 부러지지 않는다. 모든 걸 흡수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강인함이 있다. 스티브예가 팀을 이끌어 가려고 할 때 '그렇게 해봐'하는 모습. 만약 홍진호와 내 진영이 바뀌었다면 난 홍진호처럼 못했을 것 같다. 누군가는 '뭐야, 홍진호. 아무것도 안 하고 왜 저래' 했다면 그건 전문적인 시각이 없는 사람의 평이라 생각한다. 과거 히딩크가 박지성을 픽했을 때 사람들은 '왜?' 했다. 하지만 전문가 눈에는 이유가 있다. 그런 것이다. 개인적인 역량과 스마트함은 당연히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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