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② '중증외상센터' 추영우 "몸 잘 쓰는 이병헌·공유 멋있어, 추구미"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추영우가 이번엔 의사 가운을 입고 돌아왔다. '옥씨부인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가득한 '중증외상센터'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성장하는 캐릭터처럼, 배우로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는 추영우의 비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지난 24일 전 세계에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감독 이도윤)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다.

네이버 웹툰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를 원작으로 한 '중증외상센터'는 '좋은 친구들'을 연출한 이도윤 감독과 '아다마스'의 최태강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 주지훈과 추영우, 하영, 정재광, 윤경호, 김선영, 김의성, 김원해 등이 열연했다.

홀대받고 유명무실해진 중증외상팀을 부활시킬 백강혁의 타협 없는 불도저 활약과 그 뒤를 따르며 성장하는 엘리트 펠로우 양재원(추영우 분),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하영 분) 그리고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리는 '팀 중증'의 거침없는 질주가 웃음 속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추영우는 백강혁의 선택을 받고 중증외상팀으로 소환된 양재원 역을 맡았다. 백강혁의 첫 제자이자 노예 1호인 양재원은 촉망받는 항문외과 펠로우로, 백강혁을 따라 사투를 벌이며 성장한다. 추영우는 이런 양재원을 안정적으로 연기하는 동시에 응원하고 싶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오는 26일 종영을 앞둔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선 임지연과 완벽한 호흡을 완성하며 드라마 성공을 이끌었다. 데뷔 5년차에 대세 배우로 우뚝 선 그는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과 현재 촬영 중인 tvN 월화드라마 '견우와 선녀'까지, 차기작 부자이기도 하다. 다음은 추영우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의사 역할이기 때문에 촬영 전에 많은 준비를 해야 했을 것 같다.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쳤나?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님께 자문을 많이 받았다. 프로덕션 단계에서 찾아뵙고 의학 용어를 배웠고 실습할 기회를 주셨다. 키트를 집에 가져와서 연습했다. 타이 하는 법, 메스 잡는 법, 수술복이나 장갑 등을 몸에 익히려고 했다. 실제 의사가 아니다 보니 연기에 집중하다 보면 수칙을 나도 모르게 깨게 된다. 감정에 집중해도 그런 수칙을 안 깨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또 한 가지 에피소드는 꿰매고 째는 걸 연습하려면 실리콘 모형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삼겹살과 되게 비슷하다고 하더라. 정육점에서 삼겹살 한 덩이를 사서 연습했다. 정확한 기간은 생각 안 나는데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3주간 했던 것 같다. 살면서 두 번 다시 안 해볼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재미있었다."

- 전문직을 맡았을 때 자기도 모르게 일상에서 아는 척하는 것도 있지 않나? 친구들에게 상식 자랑을 하기도 했나?

"친구들에게 얘기도 많이 하고, 제가 평소에도 영양제나 약 같은 것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집에 비상약이 되게 많다. 잔병치레가 좀 있다. 촬영 기간에 병원에 가면 아무래도 스케줄에 방해가 되니까 약국에서 처방을 많이 받기도 했다. 혼자 집에서 공부를 해보자는 마음에 약학 입문 책을 사서 정독했다. 흥미가 생겼다.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해도 저 혼자 아는 정도, 지식을 쌓는 정도다."

- 주지훈 배우가 운동 센스가 뛰어나다고 하더라. 병원에서 뛰어다니거나 수술 동작에서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고 했는데 본인도 느낀 부분이 있나?

"제가 원래 몸 쓰는 걸 좋아한다. 제가 예전에 화술이 안 좋다는 애기를 많이 들었다. 까랑까랑한 목소리도 아니고, 지금은 좀 훈련이 됐지만 그땐 화술이 안 되니까 몸으로 하는 호흡에 신경을 좀 더 많이 썼다. 몸 쓰는 걸 워낙 좋아하고, 몸 잘 쓰는 선배님들이 되게 멋있더라. 이병헌 선배님, 공유 선배님이 몸을 잘 쓰시는데, 그게 제 추구미인 것 같다."

- 지향하는 배우상인 건가? 액션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액션이나 크게 몸을 쓰는 것도 있지만, 몸의 에너지가 연기에 묻어나는 장면이 좋다. 화낼 때도 정적인 것이 아니라 몸을 써가면서 온몸으로 연기하는 분들이 있다. '펜트하우스'의 김소연 선배님의 느낌이 좋다. 에너지가 모니터를 뚫고 나오는 것 같아서 좋더라."

- 헬기신은 코믹 연기를 해야 했다. 그게 잘못하면 과장되어 보일 수도 있는데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고민이 있었다. 아무래도 제가 신인이다 보니 제 연기만 신경 쓸 때도 있고 제 대사에 대한 걱정이 앞설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선배님이 저에게 되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더 해도 된다", "너 하고 싶은대로 해", "방향성만 맞으면 네가 100을 하든, 1000을 하든 결코 오버스럽지 않다. 그렇게 해도 괜찮고 하면 할수록 재미있다"라고 해주셨다. 리액션도 본인 친구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리액션은 사람마다, 또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환경마다 다를 수 있으니 오버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해봐라", "다 같이 보고 이상하면 그때 줄이자"라고 해주셨다."

- 주지훈 배우가 롤모델이라고 했었는데 어떤 작품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나?

"이도윤 감독님의 '좋은 친구들'을 예전에 친한 친구와 둘이서 재미있게 봤었다. 작품이 되게 좋았다. 어떻게 보면 조금 답답하고 슬픈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선배님들이 중간중간 되게 위트 있게 풀어주시는 장면이 좋았다. 멋있는 작품은 많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작품이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준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이번에 감독님, 선배님과 같이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 MBC 드라마 '궁'도 봤다고 들었다.

"'궁'은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은 잘 안 난다. 사촌 누나가 있는데, 누나랑 있는 게 좋아서 같이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너무 어릴 때라 몇 장면 빼고 정확한 스토리는 잘 모르겠다."

- 제작발표회에서 주지훈 배우에게 친근함을 표시하면서 "생각보다 똑똑하다"라고 해서 화제가 됐다. 이 발언에 관해 설명을 해준다면?

"제가 애정 표현을 고급스러운 어휘로 못하는 것 같다. 화술이 부족하다는 게 이런 의미다.(웃음) 선배님이 평소에 영화, 드라마를 진짜 많이 보신다. 프랑스, 캐나다 영화도 많이 보시고 독립영화나 책도 많이 보시면서 공부를 되게 많이 하신다. 그런 부분들을 보고 많이 놀랐다. 그래서 쉬는 날 선배님께 영화 추천을 많이 받았다. 그리고 그런 부분을 실제로 적용하신다. 감독님과 대화를 할 때도 "내가 이걸 봤는데 이런 느낌이 아닐까?"라고 하신다. 보고 듣고 배운 것을 레퍼런스로 가져오는 것을 보고 되게 박학하시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작업이 바쁘다 보니까 촬영하고 나면 집에 가서 주무시거나 몸 관리를 더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집에 가서 영화 두 편을 꼭 보신다더라. "오늘 찍을 거 때문에 그 영화를 한 번 더 봤다"라고 하신다. 저는 집에 가서 대본 보다가 잠이 든다. 그런데 선배님은 그렇게 하시는 걸 보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좋아하던 감독님에게 들은 칭찬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칭찬은 무엇인가?

"칭찬을 정말 많이 해주셨는데, 웃긴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고 호탕하게 웃으셨다. 그게 응원이 많이 됐다. 중간중간 편집을 하는 동안 카톡으로 "잘한다"라고 직접 보내주신 적이 있다. "너 괜찮다, 너 잘한다"라고 해주신 것이 되게 큰 힘이 됐다."

- 감독님이 가장 크게 웃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재원이가 백강혁을 찾아서 미친 듯이 달리는 장면이다. 교수님을 찾았는데, 숨을 헐떡이며 말을 제대로 못 한다. 그 부분을 재미있어하셨다."

- 배우가 생각했을 때 가장 희열을 느끼거나 만족했다 하는 장면과 반면 가장 힘들었다 하는 장면을 꼽아준다면?

"좋았던 건 마지막에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성장을 했다 하는 포인트가 있다. 결국 인정을 받는다. 그 장면이 울컥했다. 힘들었던 건 아무래도 달리기다.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 울컥했다는 건, 양재원의 성장도 있지만 추영우 배우도 이만큼 성장했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인가?

"맞다. 저희가 거의 시간 순서대로 찍기도 했어서 그런 지점이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