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지난해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힘들어 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MBC 측이 "유족이 요청한다면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오전 1시 5분 자신의 휴대전화 메모장에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작성하고 세상을 떠났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두명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보를 내고 고인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거나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후 고인을 회사로 불러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매일신문은 보도했다.
이후 유튜브를 통해 고 오요안나를 괴롭힌 사람이라며 일부 기상캐스터의 이름이 실명 공개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MBC가 입장을 발표했다.
MBC는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MBC는 "고인이 MBC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MBC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MBC는 유족들이 새로 발견한 유서를 기초로 사실 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며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동시에 구성원들의 소중한 일터로서 항상 부끄럽지 않은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알렸다.
다만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와 의혹 제기는 또다른 차원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 달라 당부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오요안나는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에 합격했고, 2022년 '유퀴즈'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9월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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