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박혜나, 19년만 단독 콘서트 "'엘파박' '한국 엘사'의 성대차력쇼"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한국의 엘사' '괴물 가창력', 그리고 '엘파박(엘파바+박혜나)'. 뮤지컬 배우 박혜나를 수식하는 표현은 많다. 지난 19년 간 무대를 종횡무진해 온 박혜나가 첫 단독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혜나는 "뮤지컬 배우들이 사랑받는, 아주 좋은 시기에 살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며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둔 소회를 전했다.

박혜나는 내달 10일과 11일 양일간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단독콘서트 '박혜나의 나나랜드: ROAD TO NANALAND'를 개최한다. 10일엔 뮤지컬 배우 김선영과 고훈정, 그리고 남편 겸 배우인 김찬호가 함께 한다. 11일엔 전수경, 민우혁, 조형균, 이해준이 지원사격할 예정이다.

"관객들에게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며 최근까지 관객들이 듣고싶은 노래 리스트를 수집했다는 그는 "박혜나의 성대 차력쇼를 보여드리겠다. 관객들의 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연습 많이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셋리스트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박혜나의 인생 여정과 함께 해 온 20여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11일 일부 공개된 셋 리스트는 '이프덴' 넘버인 'Always Starting Over',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뮤지컬 '레드북'), 'Defying Gravity'(뮤지컬 '위키드'). '피와 살'(뮤지컬 '더 데빌'), 그리고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등이다.

'하데스타운' '데스노트' '겨울왕국' 등 박혜나 대표곡도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음악을 준비 중이니 기대해 달라"고 답하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콘서트를 준비하며 제가 걸어온 삶을 돌아보니 모든 게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운이 좋았고 감사한 것들 투성이죠. 수많은 작품들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해줬거든요. 작품 속 음악을 어떻게 잘 연결해서 선보일지 고민하고 있어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박혜나는 뮤지컬 '위키드' '데스노트' '하데스타운' '프랑켄슈타인' '이프덴' '미세스 다웃파이어' '식스 더 뮤지컬' 등에서 활약했다. 영화 '겨울왕국1. 2' 속 엘사의 노래 목소리로 활약했고, 영화 '위키드'에서 엘파바 더빙을 맡았다.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있으랴. 박혜나에게도 모든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하나 소중하다. 박혜나는 운명과도 같은 '위키드', 첫 해외 진출작 '데스노트', 삶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켜준 '이프덴' 등을 인생작품으로 꼽으며 "무대 위 작품들이 날 키워냈다"고 표현했다.

"'데스노트' 일본 공연을 위해 1년여간 일본에서 생활을 했어요. 코로나로 지방공연을 채 마치진 못했지만, 제 첫 해외 진출작이죠. '하데스타운' 덕분에 재즈에 좀 더 심취하게 됐고, '이프덴'은 충실히 삶을 살아내는 자체가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준 작품이에요. 그리고 '위키드'는 기회가 필요한 순간 찾아온 작품이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박혜나는 '한국의 엘사' 수식어를 가져다 준 '겨울왕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신인 시절 만화 주제가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다"고 한 그는 "'위키드' 초연 1주일 전 고민 끝에 '겨울왕국' 주제가 오디션을 봤고, '렛잇고'를 부르게 됐다"며 "그 후로 작은 기회도 소중하게 여기자는 모토가 생겼다"고 털어놨다.

박혜나는 2023년 '식스 더 뮤지컬' 이후 2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그 사이 박혜나는 예쁜 딸을 출산했고, 행복한 육아의 시간을 보냈다. 영화 '위키드' 더빙에 도전한 그는 올해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현재 차기작도 논의 중이다.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는 대로 연기해보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좋은 향기와 좋은 기운을 전하고, 힘과 즐거움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