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박은빈에 맞는데 통쾌했다⋯제일 친한 동료 하기로"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배우 설경구가 '하이퍼 나이프'를 통해 박은빈과 좋은 동료가 됐다고 말했다.

설경구는 1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갖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설경구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다' 싶었다"라며 "('하이퍼 나이프'가)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시청자들이 따라와줄 수 있을까 싶어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공개 전 모니터를 했는데 아쉬운 것만 눈에 보이고 성에 안 차고 불만이 많았다. 비정상적인 과잉의 캐릭터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다행히 잘 따라와줬다. 안 따라와준 분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다행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덕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설경구는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제자였던 정세옥을 병원에서 내몬 스승 최덕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덕희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세계적인 의사지만 남들이 모르는 이면을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극이 진행되면서 살인자의 면모가 드러나기도 했다.

설경구는 "누구도 응원 안할 거라고 생각했다. 과잉, 비정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이코패스라고는 규정 안했다. 사이코패스라고 보여질까 두려웠다. 사이코패스끼리 부딪히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감정이 오가는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설경구의 말대로 '하이퍼나이프'는 덕희와 세옥은 단순한 사제 관계를 넘어, 뜨겁게 부딪힌다.

작품에 합류한 이유 중 하나가 박은빈이었다고 말한 설경구는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 본인의 노력을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지만, 노력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거침없었다. 외형적인 모습도 그렇다"며" 원없이 선생을 두드려팼고, 앙칼지고 당당하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세옥이 덕희를 우산으로 때리는 장면을 언급하며 박은빈의 과감한 연기를 칭찬하기도.

설경구는 "배 안에서 우산으로 맞는데 3개 정도 부서졌다. 통쾌하더라. 저도 한이 있는건가"라며 "한국 같은 유교관이 있는 사회에서 선생을 때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맞는 입장인데 통쾌함이 있더라. 어른이라고 다 잘하는건 아니니까. 거침없이 패대는 세옥이가 멋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은빈에게 편하게 때리라고 했는데 정말 편하게 때렸다. 눈이 돌아가서 때리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설경구는 박은빈과 이번 작품을 통해 선후배를 넘어 좋은 동료가 됐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설경구는 "박은빈이 현장에 도착하면 사적인 대화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저는 고맙고 좋았다. 처음엔 '세옥이 궁금해 하는 것처럼 얘도 그런건가' 싶었다"라며 "촬영장에서나 집에서나 숙소에서 가장 이야기를 많이 한 배우다. 캐릭터에 대해 집요하게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고 사소한 것부터 이야기 했다. 저희도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방향을 이야기 했는데, 그게 잘 맞아서 다행이다 싶었다"고 말했다.

박은빈에 대한 칭찬을 이어가던 설경구는 "제일 친한 동료를 하기로 했다. 박병은 씨는 까였다"고 웃으며 "앞으로 가끔 통화하면서, 사적인 대화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8부작 '하이퍼 나이프'는 현재 디즈니+에서 전 회차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