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① 박병은 "선한 역인데 '사람 언제 죽이냐'고⋯시즌2 기대해"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하이퍼 나이프' 한현호 역 "끝까지 선한 인물 매력적, 먼저 하고싶다 연락"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분량도, 대사도 적지만 대본을 보고 먼저 연락했어요. 조심스럽게 '제가 해도 될까요'라고 물었죠."

배우 박병은 그간 수많은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했다. 악독한 빌런부터 반전을 숨기고 있는 '비밀병기'까지, 범상치 않은 인물들로 존재감을 새겼다. '하이퍼 나이프'에서 그는 선하고 평범한 얼굴을 보여준다. 의심 많은 사람들은 물었다. '그래서 언제 사람 죽여요?.'

배우 박병은이 '하이퍼 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박병은이 '하이퍼 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반전은 없었다. 디즈니+ '하이퍼 나이프'에 출연한 박병은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의를 지키면서 가는 사람이 더 재미있게 다가왔다"고 했다. 그는 "혹시 시즌2를 가게 된다면 역할을 확장시켜 보겠다"고 웃었다.

'하이퍼 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정세옥'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최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드라마다.

작품 종영 소감을 묻자 박병은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설경구와 박은빈의 연기 칭찬부터 늘어놓았다.

"평소에 좋아하고 존경했던 설경구 선배님과 작품을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박은빈 배우는 얼굴을 본 것도 이번이 처음인데 큰 에너지와 배우로서의 자세, 연기 스펙트럼에 너무 놀랐어요. 연기를 같이 하는 배우들에게 많이 배웠어요. 연기 공부를 한 것 같은 작품이었어요."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두 배우의 힘이 컸다. 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보다, 대본의 힘과 조화를 중요시 한다는 박병은은 대본을 읽는 순간 두 사람의 연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의사들이 나오는 드라마인데 세옥이 사람을 죽이고 덕희도 고약해요. 두 사람(설경구, 박은빈)이 캐스팅 됐다는 걸 알고 대입해서 보니 더 흥분됐어요. 이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연기할지 너무 궁금했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에 (캐스팅이) 안되면 웬만해선 다 읽어요. '이 배우가 연기를 어떻게 할까' 궁금해서 보는데 가끔 인정이 안될 때도 있고 승복할 때도 있어요. '하이퍼 나이프'는 대본을 보는데 두 사람의 징글징글한 대사들이 가슴을 끓게 했어요. 연기의 신인 설경구 선배와 박은빈이 만났을 때 어떨까 너무 궁금했어요. 대본 자체를 너무 흥미진진하게 봤어요."

박병은은 정세옥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까워하며 그가 수술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돕는 마취과 의사 한현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강렬한 캐릭터가 넘쳐나는 드라마에서, 한현호는 가장 평범하고 튀지 않으며 선한 인물이다.

"4부 정도쯤 연락이 와서 '변하지?' '누굴 죽이지?'라고 하더라고요(웃음). 한현호라는 인물의 전사를 생각해봤어요. 빚이 있고 자기병원도 어려운데 어떤 신념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줬을까. 아주 많이 가난했을 것이고, 힘듦을 견뎠을 테고 바른 신념을 가지고 있었을 거라 생각했어요. 세옥이 수술, 뇌에 미친 사람이라면 한현호는 신념과 옳음이 있는, 다른 의미의 미친 사람이에요."

박병은은 한현호를 '체크남방'에 비유했다. 실제로 극에서도 주로 체크남방과 면바지를 입고 나온다.

"캐릭터성이 있는 배역을 맡으면 외적으로 탈색을 하고 도구들이 있고, 과장된 것들이 덧붙여지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게 수월할 수 있어요. 이 인물의 무기가 있다면 체크남방이었어요. 의상 실장님과 감독님의 1안은 체크남방이 아니었지만, 저는 한현호가 체크남방 같은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사촌형이 체크남방을 많이 입었는데 바른 사람이었어요. 정장이나 깔끔한 셔츠도 있지만, 체크셔츠가 주는 질감이 있었어요. 착실했던 대학교 복학생도 체크남방을 입잖아요. 착실하고 자기 신념도 있고 선의가 있으면서도 덕희한테 할말은 하는 인물로 그리고자 했어요."

배우 박병은이 '하이퍼 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박병은이 '하이퍼 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일각에서는 '임팩트가 있는 줄 알았는데 너무 착해서 김이 샜다' '그래도 박병은인데 분량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박병은은 분량 이야기가 나오자 "대본을 보고 내가 먼저 조심스럽게 연락했다. 나중에 감독님께 '왜 내게 대본을 안 줬냐'고 했을 때, 비중이 적어서 주기가 그랬다고 하더라"고 섭외 비하인드를 유쾌하게 털어놨다.

"현호가 튀는 사람은 아니죠. 이 역을 맡았을 때 기분은 좋았어요. 차분하면서도 평범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선의를 지키면서 가는 사람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평범하고 노말한 캐릭터라서 뭘 덧붙이지 않고 더 눌렀어요. 한현호라는 극중의 인물이 이렇게 쓰여진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죠. 덕희와 세옥의 워낙 강한 감정이 나오기 때문에 이 친구까지 세면 밸런스가 안 맞아요. 이들의 큰 감정의 진폭을, 제가 스펀지처럼 받아서 눌러주는 캐릭터라고 봤어요. 신은 적지만 이 역할에 충분히 매력을 느꼈어요."

'하이퍼 나이프' 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을 대하는 박병은의 마음가짐이 그랬다. 내 캐릭터가 돋보이는 것보다, 재미있는 대본과 조화로운 캐릭터에 끌린다고.

"대본이 재미없는데, 내 캐릭터가 튄다고 끌린 적은 없어요. 대본이 재미있고, 다른 캐릭터들이 매력적이어야 저도 어우러져서 연기할 맛이 나요. 전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데 나만 매력적일 수가 있을까요. 나오는 캐릭터들이 조화로울 때 가장 크게 끌리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박병은은 시청자들의 아쉬운 마음을 아는 듯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넌지시 비췄다.

"현호는 세옥이 사람을 죽이거나 밤에 하는 일을 모르잖아요. 세옥이 누군가 살해하는 장면을 본다면 어떨까. 혹시 시즌2를 한다면 그런 것들을 풀어가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시즌2가 나올 수 있는 결말이지 않나요. 작가님이 (다음 시즌을) 염두하고 있음이 느껴졌어요(웃음). 시즌2가 제작된다면 이 역할을 조금 더 키워보고 싶습니다."

배우 박병은이 '하이퍼 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배우 박병은이 '하이퍼 나이프' 종영 기념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조이人]① 박병은 "선한 역인데 '사람 언제 죽이냐'고⋯시즌2 기대해"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coup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