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배우 신구와 박근형이 102회 매진을 기록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특별 기부를 진행한다. 5월13일 공연 수익금 전액을 청년 연극인들을 지원하는 '연극내일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한 것.
이에 대해 아르코 정병국 위원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3일 오전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진행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x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 기자간담회에서 아르코 정병국 위원장은 "신구 박근형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라며 "오늘 이 자리가 모든 연극인들, 더 나아가 문화예술인들의 심금을 울리고 그 결과가 새로운 씨앗이 되어 큰 예술나무로 키워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구와 박근형은 5월13일 오후 7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수익금 전액을 '연극내일기금'으로 기부한다. 이번 공연은 19세부터 34세까지 청년 관객을 위한 특별 공연이다. 공연 종료 후에는 최민호가 모더레이터를 맡고 신구, 박근형, 그리고 오경택 연출가가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정 위원장은 "이번 기부금을 씨앗으로 삼아 '연극내일기금'을 펀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더 많은 모금이 이뤄지고, 다른 공연에서도 릴레이 기부가 이뤄지도록 계속 캠페인을 할 생각"이라면서 "모아진 기금으로 두 선생님의 뜻을 살려 연극인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생각이다. 선생님들께서 젊은 연극인들의 멘토가 되어주시는 장을 마련하겠다. 두 선생님의 뜻이 오롯이 잘 전달되는 기금으로, 귀하게 쓰겠다"고 전했다.
5월13일 '고도를 기다리며' 특별 기부 공연은 예매 오픈 2분 만에 매진됐다. 이미 공연 중인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 박근형의 열연 속에 연일 매진을 기록 중이다. 서울을 넘어 지방공연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85세가 된, 65년차 배우 박근형은 "노년 배우로서 '고도를 기다리며'는 우리에게도 실험적인 면이 있었다. 어떻게 관객들의 환영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의외로 많이 호응해주셔서 감개무량할 뿐 아니라 감사했다"면서 "환경 열악한 연극계 위해 새롭게 뭘 작은 힘이지만 시작해보면 좋겠다고 형님과 여러차례 이야기했고, 고도에서 부터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고도를 기다리며'가 102회차 매진을 기록했다"며 "이 감사함을 어떻게 관객에게 돌려드릴까, 배우들에게도 조그만 힘이 됐으면 해서 청년 연극인을 위한 기금을 시작했다. 많이 알려지고 동료들도 호응해줄 지 (숙제로) 남아있다. 우리는 용기 백배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런지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89세 신구는 열악한 연극계의 현실을 꼬집으며 청년 연극인들을 위한 기부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연극계는 우리가 젊을 때와 지금은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열악하기 짝이 없다.
'고도를 기다리며' 서울과 지방공연이 전석 매진됐다. 무슨 일인가 놀랍고, 너무 너무 고마웠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이런 기회가 찾아왔고, 선뜻 선택하게 됐다"며 "젊은 청년 연극인들이 작업하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보탬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우리 문화예술이 전세계에서 각광을 받고 활약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나는 노력하신 분들 중에 신구 박근형 선생님같은 분들이 계셨다. 하지만 연극 분야는 아직도 어렵고 열악한 상황에 있다. 대학로 150여개 소극장에서 활동하는 연극 배우들은 정말 배가 고프다. 통계 보면 전체 연극배우 50%가 순수 수입이 25만원이 안된다고 하는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극 무대에 서고 싶어도 막상 무대가 만들어질 때 몸이 망가져서 무대 설 수 없는 이야기를 들을 때만 서글프고 안타깝다"고 안타까운 연극계 현실을 덧붙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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