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송혜교의 멋진 도전, 그래서 더 아쉬운 '검은 수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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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의 스핀오프 '검은 수녀들', 1월 24일 개봉
송혜교, 11년 만 스크린 복귀⋯완전히 색다른 연기 변신
오컬트의 재미 못 살린 연출, 호불호 갈릴 설정 아쉬움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송혜교의 무한 변신은 반갑다. 전여빈과 이뤄낸 여성 연대, 숭고한 희생정신에 대한 메시지도 좋다. 하지만 '검은 사제들' 스핀오프라는 타이틀을 생각했을 때, 오컬트적인 재미가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큰 아쉬움이 남는 '검은 수녀들'이다.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5년 개봉돼 오컬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장재현 감독 연출, 김윤석과 강동원 주연 영화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다. 특히 송혜교의 11년 만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다.

배우 송혜교가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유니아 수녀(송혜교)는 희준(문우진)의 몸에 숨어든 악령이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당장 올 수 없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다가 부마자가 희생될 것이 분명한 상황. 결국 유니아는 소년을 구하기 위해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담당의는 희준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오직 의학이라 믿는 바오로 신부(이진욱)다. 우연한 기회에 그의 제자 미카엘라 수녀(전여빈)의 비밀을 알아챈 유니아는 희준을 병원에서 빼내기 위해 막무가내로 도움을 요청한다. 미카엘라는 거침없는 유니아에게 반발심을 느끼지만, 동질감이 느껴지는 희준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한다. 마침내 두 수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소년을 살리기 위한 위험한 의식을 시작한다. 원칙은 단 하나, '무조건 살린다!'

'한국에 12형상이 다시 나타났는데 유일하게 그와 맞서 본 김범신(김윤석)과 최준호(강동원) 두 사제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으로부터 시작된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성 사제만이 서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녀는 서품을 받은 자만이 구마를 할 수 있다는 가톨릭 교리와 전통에 따라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신분이다.

그래서 '검은 수녀들' 속 두 수녀는 특별하다. 오직 한 소년을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로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두 수녀의 숭고한 정신은 극을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다. 특히 송혜교가 연기한 유니아 수녀는 대범하고 저돌적이며 거침없다. 담배 피우고 욕하는 것은 기본이고, 악령 앞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다.

배우 전여빈과 송혜교가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배우 전여빈이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이미 넷플릭스 '더 글로리' 문동은을 통해 강렬한 얼굴을 선사한 바 있지만, 이번 유니아 수녀는 또 다른 송혜교를 만날 수 있다. '로코여신' 송혜교도 좋지만, 과감하게 로맨스를 지워내고 검은 수녀 유니아 그 자체가 된 송혜교의 무한 변신이 너무나 반갑다. 툭 치면 나올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는 기도문이나 깊이가 느껴지는 눈빛 등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진 송혜교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크다.

처음엔 경계하며 두려움에 떨었지만, 어느새 유니아를 진심으로 돕는 미카엘라 역 전여빈과의 연기 호흡도 좋다. 전여빈은 미카엘라가 가지는 다양한 감정과 성장을 탄탄하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감정이 격해지는 장면에서는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검은 수녀들'의 또 다른 수확은 문우진의 놀라운 열연이다. 이미 다양한 작품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지만, 이번 희준 역은 문우진의 재발견을 확인케 한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소름 끼치는 연기력은 향후 그가 그려갈 연기 행보에 대한 기대감까지 끌어올린다. 여기에 허준호와 강동원이 특별출연해 힘을 보탰다.

배우 문우진이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하지만 극 전체로 봤을 때는 아쉬움이 크다. 출연 배우부터 설정까지 전혀 다른 작품이라 하더라도 '검은 사제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 캐릭터성이 강한 영화이기는 하나 인물의 서사 구축이 빈약하다 보니 공감과 몰입도가 떨어진다.

오컬트적인 매력도 부족하다. 가톨릭에 무속신앙을 더하는 설정은 신선하게 다가오지만, 워낙 예전 영화에서 강렬한 굿 장면이 많이 그려졌다 보니 큰 인상이 남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것을 담았지만, 다 어중간해 맥이 빠진다. 송혜교와 전여빈이 "오컬트 입문용"이라고 말한 것처럼, 오컬트 장르를 무서워하는 이들이 봐도 싱겁게 느껴질 정도. 오컬트 장르 팬이라면 무조건 기대를 내려놓길 바란다.

1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4분. 15세 이상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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