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보물섬'이 홍화연이라는 원석을 찾아냈다. 대산 차강천의 외손녀이자 서동주의 유일한 사랑 여은남으로 분한 홍화연은 신인임에도 내로라 하는 배우들에게 묻히지 않는 섬세한 감정 연기와 캐릭터 분석으로 새로운 대세 여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홍화연은 최근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조이뉴스24와 만나 '보물섬' 종영 비화와 캐릭터 분석 과정,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 교사를 꿈꾸다 배우로 노선을 틀게 된 데뷔 과정도 공개했다. 아래는 홍화연과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홍화연 프로필 사진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3526b8ab41d03c.jpg)
◇'보물섬' 종영 소감은?
모두의 정성이 가득 담긴 작품이었다. 그걸 알아봐주는 듯 많은 관심과 사랑 보내주셔서 행복한 두 달을 보냈다. 그래서 더 시간이 빨리 지난 것 같아 아쉽지만, 좋은 이야기도 들은 만큼 웃으면서 '보물섬'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행복하다.
◇결말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은남과 동주가 재결합도 이별도 아닌 새로운 결말을 보여드리게 돼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반응하실지 궁금하다. 은남에게는 동주를 보내주는 것 역시 그를 사랑하는 새로운 방식이라 생각한다. 성숙해진 은남의 모습이 만족스러웠다.
◇'보물섬'이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너무 훌륭한 선배님, 든든한 촬영팀, 작가님의 재밌는 글이 다 어우러졌다. '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정성껏 작품을 만들어 간다는 인상을 받았고, 시청자 분들도 그 부분을 알아봐주셨다. 또 '보물섬'이 반전도 많고 추측할 거리도 많아서 시청자 분들이 흥미로워할 포인트가 많았다. 매회 엔딩도 너무 몰입이 됐다. 나는 알고 봐도 재밌더라.
◇'보물섬'의 대본을 읽으며 특별히 매료된 부분이 있었나.
돈, 정치, 심리 싸움 등의 요소가 새로웠다. 또 허준호 이해영 박형식 선배님들의 연기를 볼 생각에 더 기대가 됐다. 직전 작품을 또래 친구들과 해서 이 정도의 경력 있는 선배님을 현장에서 뵙는 건 처음이라 그 자체만으로 기대했다. 허준호는 전체 리딩할 때 내 옆에 앉았는데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지만, 대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평소에는 다정하게 말씀해주시는 분인데 리딩에서는 염장선 특유의 꼬장꼬장한 말투가 나오더라.
◇1:100 경쟁률을 뚫은 '보물섬' 오디션 비화가 궁금하다.
오디션에서 연기한 장면은 욕조에서 동주와 타투 얘기를 하며 결혼식 전날 의미심장한 대화를 하는 신이었다. 아주 소중한 사람 앞에서 거짓말을 섞어가며 은근하게 마음을 보여주는 장면. 복잡하면서도 은남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해 공감하면서 준비했다. 오디션 현장에서도 눈물이 고였다. 당시 집중 잘 하는 모습을 감독님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보물섬'을 촬영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세 개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첫번째로는 허일도가 청문회 끝나고 서동주의 어깨를 치며 웃다가 자격지심과 모멸감에 표정을 탁 굳히는 장면을 너무 좋아한다. 또 은남이 결혼식장에 입장하면서 동주를 발견했을 때 혼란스러워 하고, 이내 그 감정을 정리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 은남을 바라보는 동주와 염장선의 얼굴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마지막은 택시 안에서 붙잡혀서 동주를 놓고 울면서 떠나는 장면. 정말 슬퍼서 눈물이 또륵또륵 났다. 처음엔 엉엉 우는 장면으로 촬영했는데 감독님이 좀 더 처연한 모습이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다시 촬영한 장면이기도 하다. 은남은 잡혀가면서 '동주를 다시 볼 수 없겠구나', '동주에게 불행한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마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순간 동주가 아녜스 수녀에게 가서 '욕은 내가 할테니 은남이 건강하게 잘 살라고 기도해줘' 하던 대사가 기억나면서, 그런 동주를 두고 내가 배신을 했다는 후회와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여러 감정이 휘몰아쳐 찍었다.
◇살인, 복수, 재벌가, 협박 등 경험을 토대로 연기하기 어려운 소재들이 많은 드라마였다. 어떻게 공감하며 연기하려 했나.
감독님과 작가님은 첫 촬영 전부터 대본에 없는 은남의 과거와 생각에 대한 정보를 많이 말씀해주셨다. 그렇게 체득을 하니 저절로 은남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순간들이 나왔다. 동주가 얼마나 소중한지, 허일도가 얼마나 미운지, 대산의 환경 속에서 유일하게 은남을 따뜻하게 맞아준 여순호의 죽음 후 은남이 얼마나 외로웠을 지를 자주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비일상적인 소재도 은남으로서 잘 대면할 수 있었다.
![홍화연 프로필 사진 [사진=BH엔터테인먼트]](https://image.inews24.com/v1/ed17c9618da15d.jpg)
◇우리가 알지 못한 은남의 과거는 무엇인가.
동주를 칼같이 배신하고 떠난 은남을 밉게 보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은남은 어렸을 때부터 진정하게 사랑하는 사람과는 어차피 결혼을 못 할 거라 생각한 사람이다. 동주를 너무 사랑했지만 결혼은 다른 사람과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마음 한 켠에 가진 인물이다. 그래서 동주와 식빵 먹고 병원 갔을 때도 '결혼할 사람'이라는 대사가 나올 때도 은남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른 얘기로 말을 돌리거나 웃음으로 무마한다.
◇'보물섬'은 전형적인 복수 드라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촌스럽거나 뻔하지 않다. 왜 그럴까.
감독님은 첫 촬영 전부터 그런 부분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늘 너무 진지하지만은 않게, 시원시원하게 찍겠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액션신도 속 시원하게 공 들여 찍으셨던 걸로 안다. 또 차강천 회장이나 개성댁(이선희), 도셰프(송진우), 남상철(류승수) 을 통해 캐릭터로서 재밌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다채롭게 변주를 넣어 극을 완성했다.
◇신인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 톤이 인상적이었다. 선배 배우들과 톤이나 텐션을 맞춰 나가는 작업은 어땠나.
'보물섬' 오디션을 4차까지 보면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은남을 다듬어 나갔다. 그 덕에 첫 리딩 때부터 톤은 잘 잡혀 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 선배님들도 내 연기나 대사를 보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차덕희 역 김정난은 은남과 덕희의 모녀 사이가 안 좋으니 티격태격하는 부분의 효과를 잘 만들기 위해 '더 빨리 받아치면 좋을 것 같아', '내 말을 끊어도 되니까 편하게 연기해 봐', '대사 칠 때 걱정하지 말고 감정대로 잘 가보자' 등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김정난의 배려가 있어서 은남으로서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허준호 박형식 등과 연기 호흡이나 촬영 비화도 궁금하다.
우리가 슛 들어가기 전에는 정말 화기애애하다. 작품에 집중하면서도 주변 맛있는 식당 얘기도 하고 반려동물 얘기도 나눈다. 그렇게 있다가 촬영을 시작할 땐 정말 무섭도록 그 인물로 변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며 참 좋았고 신기했다. 박형식은 너무 매너 좋고 다정하지만 동주가 되는 순간 특유의 광기 어린 눈빛을 머금으며 변했다. 허준호와 촬영을 할 땐 올림픽 기간이었는데 같이 양궁 경기를 보며 대기하다가 촬영장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너무 무서운 호랑이가 있는 느낌을 받아 놀라웠다. 그러다가 잠시 촬영 중간에 양궁 경기 얘기를 다시 하면 염장선에게 없는 인간미를 다시 볼 수 있기도 했다.
◇초반 박형식과의 러브신 장면에 초점이 맞춰지는게 속상하진 않았나.
오디션 대본에 이미 과감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설정이 있었다. 그런 장면들이 초반에 나오는 건 은남이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힘을 줄 수 있는 장면이라 생각했다. 1회 엔딩의 충격을 크게 드리기 위한 요소였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또 제작진들도 그 장면 찍을 때 많이 배려해주셨다. 촬영이 시작되고 두 달 정도 뒤로 일정을 맞춰주셔서 현장에 적응하고 스태프들과도 익숙해진 뒤에 찍을 수 있었기에 부담스럽거나 힘들진 않았다.
◇홍화연에게 '보물섬'은 어떤 의미인가.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를 도전할 수 있어 너무 고마운 작품이다. 다같이 작품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소속감을 많이 느꼈고 애정도 컸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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