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욕하는 송혜교 좋아, 시리즈 계속" 장재현 감독이 본 '검은 수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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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스핀오프 '검은 수녀들', 송혜교·전여빈·장재현 감독과 GV
장재현 감독 "내 영화처럼 긴장하며 봐, '검은 사제들' DNA 반가웠다"
송혜교 "욕심 났던 구마 연기, 전여빈과 함께 만들어가는 희열"
엔딩 크레딧, 전여빈 기도문에 담긴 강동원·김윤석 목소리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검은 사제들'과 '검은 수녀들'이 만났다. 장재현 감독이 '검은 수녀들' GV를 통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검은 수녀들'을 본 소감과 함께 검은 시리즈가 계속 되어 자신 또한 다시 한 번 함께 할 기회가 찾아오길 소망했다.

26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스페셜 GV(관객과의 대화)에는 배우 송혜교, 전여빈, 권혁재 감독, 김태성 음악감독, '검은 사제들'과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참석했다.

배우 송혜교와 전여빈이 영화 '검은 수녀들' 무대인사에서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NEW]

지난 24일 개봉된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장재현 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김윤석, 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며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다.

송혜교는 소년을 구하려는 강한 의지의 유니아 수녀 역을 맡아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섰다. 전여빈은 의심과 호기심을 품은 채 구마 의식에 가담하는 미카엘라 수녀를 연기했다. 또 이진욱은 구마를 반대하는 바오로 신부 역을, 문우진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희준 역을 맡았다. 개봉 후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검은 사제들'로 오컬트 장르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었던 장재현 감독은 '검은 수녀들'을 본 소감으로 "이렇게 다른 분들이 찍은 영화를 긴장하면서 본 적이 없다"라며 "제가 찍은 것 같은 느낌으로 봤는데 '검은 사제들' DNA가 많이 있어서 반가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처음에는 제 영화 보는 것처럼 떨렸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추억으로 가는 영화라 뜻깊었다. 배우들과 감독님, 제작사에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검은 사제들' 개봉 당시를 회상한 그는 "관객들이 저에게 몰래 와서 "저 사실 이런 장르 좋아해요"라고 한 적이 있다. 이 장르를 좋아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라며 "이후 '곡성', '파묘'가 나오면서 커밍아웃이 된 느낌이 좀 있다. 제가 이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은 수녀들'이 도장을 찍어주는 느낌이다"라고 긍정적인 효과를 언급했다.

영화감독 장재현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파묘' 언론시사회(감독 장재현)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검은 수녀들'은 두 명의 수녀가 금기시된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가진다. 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데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역에서 외국인 사제를 기다리는 장면이다. 체구가 작은 두 분이 서 있는 장면과 아이스크림 가게에 있던 모습이 좋았다"라며 "일상의 수녀분들이 있는 것을 본 것처럼, 그 장면이 작지만 강인한 두 여성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미카엘라가 탕후루를 먹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유니아가 김범신(김윤석 분)에게 욕하는 장면이다"라며 "절 욕하는 기분이 들어서 이상한데 섹시하더라. 또 듣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더 안 나오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신부들이 했으면 별생각 없었을 것 같은데 아기자기하면서도 그 안에 강인함이 느껴지는 장면이라 보석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오래전에 '검은 수녀들' 각본을 본 적이 있다는 장재현 감독은 "만약 이 작품 연출을 한다면 바꾸고 싶은 장면이 있느냐"는 어려운 질문에 한참 고민하더니 "만약 제가 했다면 유니아를 조금 더 겁이 있는 수녀로 했을 것 같다. 미카엘라 수녀는 좀 아닌 척하는 사람, 밝지만 그런 느낌으로 가지 않았을까 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허준호 선배님 장면은 조금 평범하게 했을 것 같다. 유니아가 찾아갔는데 평상시와 같은데 조금 이상한 느낌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배우 송혜교가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 이어 두 번째 장르물에 도전한 송혜교는 "저는 현실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이 시나리오를 보니 상상이 됐다"라며 "구마 연기는 해본 적이 없어서 어렵겠지만 '그 신을 했을 때 나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면서 욕심이 났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송혜교는 "전여빈, 문우진 배우와 같이 만들어가는 시간 안에서 힘들고 어려웠지만 한 컷 한 컷 완성이 될 때마다 희열이 있었다"라며 "상상한 만큼 그림이 그려지니까 너무 반가웠고, 구마 신을 찍을 때 여빈 배우와 제일 재미있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송혜교는 "멜로를 넘어 더 큰 깊이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인데, 큰 차원의 사랑을 생각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모든 작품이 같다. 찍을 때는 그 순간에만 집중하고 연기하느라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유니아가 되기 위해 열심히 했다. 끝나고 나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연기를 하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런 송혜교에게 장재현 감독은 "각본에 있었는데 없어져서 아쉬운 장면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송혜교는 "촬영까지 다 마쳤던 장면인데 미카엘라와 크게 부딪히는 장면이다. 제가 도로 한복판에서 화를 낸다"라며 "그 장면이 없어진 것이 좀 아쉽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있었다면 관객들이 둘을 따라오는데 도움이 되고 더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미카엘라 수녀로 변신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전여빈은 "'검은 수녀들' 내에서 작게나마 변화하는 지점이 있는데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그걸 캐치하는 재미가 있었다"라며 "세밀하게 계단 오르듯이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는 지점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배우 전여빈과 송혜교가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또 "병실에서 AI 같다는 얘기를 듣다가 유니아에게 칭찬과 인정받았을 때 다 큰 성인이지만 마음속에 있던 한 아이가 봉인 해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아이처럼 마음을 활짝 연 캐릭터로 보이길 바랐다"라며 "구마 할 때는 리액션이 많았다. 대사가 있지 않았다. 희준을 바라볼지, 유니아를 바라볼지 계산하기보다는 배우로서 빈 곳을 채우고 존재하기 위해 모든 순간 집중했다. 세밀하게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귀에 말을 담으려 했던 것이 재미와 배움으로 남았다"라고 연기 과정에서 중점을 둔 바를 밝혔다.

권혁재 감독은 영화 속 최고의 순간으로 유니아와 미카엘라가 함께 한 벤치 장면, 타로 장면을 꼽았다. 이어 "검은 수녀들이 한 생명을 구하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고민했다"라며 "악령에 사로잡힌 연기를 문우진 배우가 했는데, 그 당시 중 3 나이로 이 어려운 도전을 했다. 연기를 잘하지만 반듯한 친구다. 악마가 아이에 대한 말을 하고 욕을 내뱉는데, 여러 감정이 들고 마음이 무거웠다"라고 아직 미성년자인 문우진이 극한의 연기를 해야 했던 것에 대해 편치 않았던 마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희준이가 구마의식을 할 때 음성 변조가 되는 것이 있다. 라틴어는 자막이 있지만 한국말은 자막을 안 달았다"라며 "이 부분을 말씀하는 분들이 계셔서 자막 작업을 빠르게 해서 어제(25일)부터 자막이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검은 사제들'부터 함께 한 김태성 음악감독은 "타로 신에서는 피아노 소리를 거꾸로 돌렸다. 타로를 전달받았을 때 유년 시절을 회상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강인한 멜로디를 심으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검은 사제들' 때만 해도 오컬트가 대중화가 되지 않아서 이 세계를 믿게 하는 것이 고민이었다"는 그는 "지금은 오컬트가 워낙 많아서 어떻게 하면 다르게 하나를 고민한다. 그래서 효과음으로 강하게 하는 것보다 음악을 줄이는 걸 선택했다"라며 "미카엘라가 병원에서 영혼과 조우하는 순간 손이 나왔을 때 아예 음악을 빼면서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배우 문우진이 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NEW]

'검은 사제들', '검은 수녀들'을 잇는 3번째 작품에 대한 바람도 이어졌다. 김태성 음악감독은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미카엘라(전여빈 분)의 기도문에 대해 "원래 노래를 같이 하기로 했는데 바빠서 노래를 못 했다"라며 "그래서 기도문으로 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거기 보면 강동원 목소리가 나오고 김윤석의 백 코러스가 있다"라며 "그래서 저는 세 명이 팀을 이루는 3편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전여빈은 "제가 '파묘' 개봉 첫날 관객이다. '파묘' 기운을 받아서 '검은 수녀들'도 파이팅해보겠다"라며 "3편 얘기도 했는데 여러분의 큰 사랑이 필요하다"라고 소리 높여 파이팅을 외쳤다.

김태성 음악감독은 마지막 인사 시간에도 "시사 끝나고 장재현 감독이 저에게 "날로 먹었다"는 말을 했다. '검은 사제들'의 음악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게 시리즈물의 장점이다"라며 "그래서 3편을 꼭 해서 또 날로 먹고 싶다. 계획한 대로 만들어진다면 희한한 그림이 나올 것 같다"라고 농담을 섞어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송혜교는 "저 빼고 다들 3편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다. 3편 잘 되길 바란다"라고 해 모두를 웃게 했다. 그러자 장재현 감독은 "지금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유니아의 무덤을 파기 시작하는 거다"라고 해 다시 한번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장재현 감독은 "'검은 수녀들' 개봉하고 전화를 많이 받았다. 영화 잘 봤다고 하더라. 심지어 '검은 사제들' 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기분이 이상했다"라며 "이 영화가 '검은 사제들'처럼 잘 되고 검은 시리즈가 계속되어서 저에게 다시 기회가 올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을 전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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