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이택근이 끝까지 자리를 지킨 홈팬들에 큰 선물을 안겼다. 아울러 블론세이브에 이어 패전 위기에 몰린 팀 동료 이보근(투수)을 웃게 했다.
넥센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이택근의 끝내기포로 8-6으로 이겼다.
넥센은 이날 한화를 상대로 만루포 2방으로 이겼다. 1회말 김하성이 상대 선발투수 이태양으로부터 기선을 제압하는 만루포를 쳤고 9회말에는 마무리 정우람에게 이택근이 승부를 결정하는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4-6으로 끌려가며 역전패 위기에 몰린 넥센은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지수 타석이 되자 넥센 벤치는 이택근 카드를 꺼냈다.
김지수를 대신해 타석에 나온 이택근은 정우람이 던진 2구째 체인지업(125㎞)에 배트를 돌렸다. 타구는 쭉쭉 날아갔고 왼쪽 담장을 넘겼다.
그 순간 이택근은 두 팔을 번쩍 들었고 넥센 덕아웃에서는 동료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 나왔다. 반면 믿어지지 않은 결과를 손에 쥔 정우람은 외야를 바라만 봤다.
이택근은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대타 끝내기 만루포다.
16년 만에 다시 나온 기록이다. 최초는 지난 2001년 6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전에서 나왔다. 당시 두산 송원국이 대타로 나와 김원형(현 롯데 자이언츠 수석 및 투수코치)를 상대로 KBO리그 사상 첫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를 쳐낸 주인공이 됐다.
이택근은 경기가 끝난 뒤 "어제(17일) 경기에서 마지막 타석에 대타로 나와 정우람을 상대했다"며 "그때는 내가 투구에 속았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직구 타이밍을 노려 스윙을 했다. 운좋게 배트 중심에 잘 맞은 것 같다. 타구가 멀리 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외야로 타구가 나가는 것을 보고 '내 할일은 다했다'고 마음 먹었는데 넘어깄다"고 홈런 상황을 되돌아 봤다. 이택근의 만루포 공식 비거리는 115m다.
그는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기회가 올거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며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끝내기 홈런을 정말 한 번 치고 싶었는데 생각도 못한 상황에 나왔다"고 웃었다. 이택근이 이날 친 만루포는 개인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이다.
한편 이택근은 "후배 (이)보근이가 마무리로 전환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잘 던지고 막아줬는데 오늘 처음으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역전을 허용한 경기를 다시 뒤집어 줬으니 보근이가 밥을 한 번 사야할 것 같다"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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