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퇴장 변수가 있었지만, 충분히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 전남 드래곤즈다. 유상철 감독이 시도한 변화가 선수단에 조금씩 물드는 모습이다.
전남은 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2018 K리그1 5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종료 직전 최재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2-2로 비겼다. 수원 삼성과 개막전 2-1 승리 이후 4경기 무승(2무2패)이지만, 승점을 얻었다는 그 자체로 의미는 있었다.
이날 유 감독은 플랫3 수비를 들고 나왔다. 경기마다 실점하는 것을 막아보려는 대책이었다. 쉽지는 않았다. 전반 9분 만에 중앙 수비 뒷공간에 뚫리면서 무고사에게 실점했다. 후반 45분에도 무고사의 머리를 막지 못하고 실점했다.
발단은 측면이었다. 선제 실점에서는 문선민의 드리블에 현혹됐고 두 번째 실점에서는 최종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시도한 가로지르기를 막지 못했다. 뻔한 궤적이었지만 수비진이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후반 10분 한찬희의 퇴장이라는 수적 열세에서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았다. 유 감독은 "플랫3는 처음으로 시도했다. 위치 선정이 좋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비에는 만족했지만, 숫자적으로 불리했고 체력이 소모되면서 균형이 깨졌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지고 있으면서도 이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유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대전 시티즌 재임 시절 선수단이 주심의 종료 호각이 울리기 전까지 숨이 차오르도록 뛰게 했던 것과 비슷한 모습이다. 지고 있어도 따라붙는다는 정신을 전남에 주입한 결과로 보인다.
개막전 수원전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승리를 만들었다. 포항 스틸러스와 제철가 더비에서도 1-3으로 지고 있던 후반 40분 완델손의 골로 펠레 스코어를 만들며 따라붙는 모습을 보여줬다.
분명 맥없이 무너졌던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베테랑 현영민이 은퇴하고 최효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똘똘 뭉쳐 보여주고 있는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유 감독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이기면 좋았겠지만, 수적 불리함에도 끝까지 동점을 만든 것은 만족스럽다"며 "전남은 변화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줬다. 이런 것이 축구가 아닐까 싶다"고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승부에는 프로 2년차 수비수 최재현이 일조했다. 공교롭게도 최재현은 수원전 종료 직전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전남에 선사했고 지난달 31일 대구FC와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0-1로 지고 있던 후반 40분 동점골을 넣으며 1-1 무승부에 기여하는 등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젊음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은 유 감독이 원하는 장면이다.
유 감독은 "최재현의 위치로 본다면 수비지만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며 기회가 오면 물고 늘어지려는 모습을 칭찬했다. 할 수 있다면 끝까지 해야 한다는 유 감독의 철학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전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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