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깜짝 카드'…리스크 감수할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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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 공백 메우기·새로운 색채 등 신태용 맞춤 선발

[조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신태용 한국 국가대표 감독이 부상이라는 암초에 '전술 변화'와 '깜짝 카드'라는 카드를 꺼냈다. 위험성이 있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투자다.

신태용 감독은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본선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28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기성용(29, 스완지시티)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등 핵심 주축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명단이 나왔다. 그러나 팬들과 언론 모두가 놀란 선수들도 있었다.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와 문선민(26, 인천 유나이티드) 오반석(31, 제주 유나이티드) 등 이른바 '서프라이즈' 카드가 세 장이나 포함됐다.

부상 선수들이 대거 발생한 여파로 볼 수 있다. 김민재(22, 전북 현대)나 염기훈(35, 수원 삼성) 등은 아예 명단에서 제외됐고 김진수(26, 전북)은 이름을 올렸지만 신 감독 스스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정도로 여의치않다.

단순히 선수 선발이 아닌 지금까지 사용했던 전술 플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신 감독은 "플랜A는 4-4-2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플랜A가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그렇기에 이런 선수들이 선발됐다고 보면 될 것이다. 포메이션을 바꾸면 선수들에 대한 활용도 또한 달라진다. 플랜A와 B가 병용될 수도 있고 위치가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사실상 지금까지 사용했던 전술이 바뀐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 지금까지 공격에서는 역습, 수비에서는 존 디펜스 중심의 4-4-2를 기반으로 팀을 다져왔다. 공격에서는 손흥민이라는 확실한 크랙을 기점으로 한 카운터가 어느정도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었다. 측면과 중앙 미드필더의 조합도 어느정도 다져놓은 부분이 있었다.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수비에서도 조직적인 부분에서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었다. 4-4-2에서의 플랫4는 물론 3-5-2를 채센터백 3명과 양측면의 풀백들이 공간을 가득 메우는 식의 수비를 썼다. 여기에 최전방에 위치한 선수들과 2선에 있는 선수들에게 강력한 전방압박을 요구하고 측면 수비수들의 커버링을 요구하는 것이 신 감독의 전술이었다.

사실상 이 수비 전술의 중심에 서있던 선수들 중 전방에 있는 선수는 남았지만 수비 쪽의 큰 역할을 담당하던 김민재는 낙마했고 김진수는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두 선수의 수비력은 한국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훈련과 오스트리아 훈련에서 조직력을 다지려 했던 구상은 틀어졌다.

그러나 신 감독이 꺼내든 '서프라이즈 카드'는 단지 공백을 메우는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전술적 변동성에 맞춘 카드이자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을 고려한 카드일 가능성이 크다.

오반석은 "빌드업은 다소 떨어진다"는 신태용 감독의 말처럼 역습시 공격 전개 능력을 갖춘 김민재보다 전진성은 떨어지지만 존 디펜스에서의 수비력은 K리그에서 손에 꼽힌다. 3백에서의 포스트 수비와 포백에서의 수비를 모두 커버할 능력도 있다. 김민재의 공백을 최소화하기에는 적임다.

여기에 깜짝 카드는 아니지만 김진수의 완전 낙마를 대비해 홍철(28)과 김민우(28, 이상 상주 상무) 카드를 동시에 소집하면서 왼쪽 수비에 대한 대안도 마련했다. 이 둘 모두 신태용호에서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완충 장치인 셈이다.

공격 쪽에서 깜짝 카드인 이승우와 문선민은 모두 '빠른 스피드'라는 뚜렷한 강점을 지닌 선수들이다. 후반 조커 기용이 유력했던 염기훈이 정확한 킥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타입이라면 이들은 왕성한 활동량과 속도, 드리블로 상대를 유린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권창훈과 이재성 등 기존 자원들과도 다른 스타일로서 활용 가능하다.

아울러 둘은 수비에서의 공헌도도 상당히 높다. 이승우는 지난해 한국서 열렸던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흡사 바르셀로나(스페인) 선수들이 보여주는듯한 강력한 전방 압박 기술을 보여준 적이 있다. 베로나에서도 수비에서의 적극성은 나무랄 곳이 없다.

문선민 또한 K리그에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장면을 만들어낸 적이 있다. 지난 3월 10일 전북을 3-2로 격파하던 당시 선제골이 이러한 적극성을 바탕으로 만든 골이었다.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의 수비 전술 지도가 곁들여진다면 두각을 드러내기엔 충분한 자질이다.

물론 위험 부담은 있다. 오반석·이승우·문선민 모두 이번 월드컵 명단이 본인들의 첫 태극마크다. 신 감독 또한 이 선수 선발과 전술 변화에 대해 "리스크는 분명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들의 능력과 색깔은 신태용호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감수할 수 있는 타당한 리스크라는 이야기다. 신 감독의 선택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가지고 올지도 모를 일이다.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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