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약점을 장점으로 바꿔 적재적소에 대응한 '쌀딩크' 박항서(60) 감독의 기민한 대응이 돋보인 한 판이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19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렀다.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레바논보다 경고 1장이 적어 극적으로 조 3위 상위 4팀에게 주어지는 16강 와일드카드를 손에 넣은 베트남은 B조에서 호주를 꺾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1위가 된 요르단과 운명의 만남을 가졌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3경기 3득점 무실점이었다. 많이 뛰고 공간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투지가 돋보였다. 체격이 작고 힘이 다소 부족한 베트남에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당연히 전반 주도권도 요르단이 가져갔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전반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해 재미를 봤다. 베트남에도 마찬가지였다. 베트남이 전형을 갖추기 전에 전방에서 힘싸움을 벌였다.
박 감독은 요르단의 수비 뒷공간을 패스로 돌파하기 위해 애썼다. 전반 내내 잘 버티다 39분 프리킥 한 방에 실점했다. 힘싸움에서 도훙중이 밀려 프리킥을 내준 것이 바하 압델-라만의 골로 이어졌다.
승부수가 필요했고 박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중거리 슈팅과 코너킥에 심혈을 쏟았다. 코너킥의 경우 가까운 골대 방향으로 연결했다. 멀면 신장이 좋은 요르단의 수비에 막혔기 때문이다. 앞선에서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 정확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베트남은 스스로 골을 만들었다. 6분 트롱홍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패스한 것을 콩푸엉이 수비 앞에서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몸싸움에서 밀리기 때문에 앞에서 미리 자리를 잡은 것이 효과를 봤다. 강팀 호주도 열지 못했던 요르단 골문을 베트남이 열었다.
후반은 거의 베트남의 흐름이었다. 슈팅 수가 18-9로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요르단은 흐름을 잡지 못하고 베트남에 끌려갔다. 요르단이 하루를 더 쉬었지만, 먼저 지쳤다. 체력은 베트남이 훨씬 좋아 보였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집념을 보여줬다. 연장전에서도 경기를 주도했고 실점하지 않으며 승부차기까지 갔다.
박 감독은 주장 은곡하이부터 차도록 했다. 선축에서 출발이 중요했고 성공했다. 요르단 두 번째 키커 바하 세이프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고 아마드 살레의 킥을 당반럼이 막았다. 쩐민부엉이 막혔지만, 부이 띠엔 쭝이 성공하며 4-2로 승리, 8강에 진출했다.
베트남은 박 감독 체제에서 연장전이나 승부차기가 익숙하다. 지난해 1월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 이라크, 4강 카타르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갔다. 우즈베키스탄과 결승전도 연장 승부를 벌여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8강 시리아에 연장전에서 이겼다. UAE와 3~4위전에서 승부차기로 패했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재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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