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결혼하면 마냥 행복할까? 그렇다고 이혼하면 또 행복할까?"
'두번할까요'(감독 박용집)는 이 같은 질문에서 시작한 영화다. 현우(권상우 분)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N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 분)에게서 겨우 해방되어 꿈꿔왔던 싱글라이프를 즐긴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싱글라이프에 들어선 선영에게는 그 없이는 어려운 일투성이다. 그러던 중 선영은 현우의 옛 친구인 상철(이종혁 분)과 인연을 맺게 되고 세 남녀의 인생은 다시 꼬이게 된다.
영화는 현우와 선영의 이혼식으로 시작된다. 결혼식을 하지 못한 선영이 이혼식을 해야지만 이혼 도장을 찍겠다고 했기 때문. 지인들을 불러다 놓은 이혼식에서 선영은 마이크를 들고 "질문을 받겠다"고 한다. 여기에 유산 고백까지 더해져 지인들이 더 난감하고 황당해서 더 웃긴 상황이 펼쳐진다.
하지만 영화의 기발함은 딱 여기까지다. 예전 많이 봐왔던 코미디 영화의 전형을 따라가는 '두번할까요'는 현우와 선영이 왜 이혼을 하는지, 또 선영이 왜 이렇게 현우에게 집착을 하는지, 구체적인 서사 없이 코믹적인 상황들만 나열한다. 분명 현우는 선영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이혼을 선언했지만, 선영이 부르면 상사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달려가 청소를 하고 수발을 든다. 단순히 '저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기엔, 공감 포인트가 부족하다.
친구 상철의 등장 이후 이어지는 세 남녀의 불편한 관계 역시 예상 그대로다. 물론 권상우와 이종혁이 여전히 대표작으로 회자되고 있는 영화 '말죽거리 잔 혹사'의 옥상 신을 패러디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웃음을 안긴다. 또 '탐정' 시리즈로 두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권상우와 성동일의 코믹 케미도 활력소가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극 자체가 주는 진부함을 뛰어넘기는 역부족이다.
여러 많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그러했듯 현우는 막바지가 되어서야 선영의 소중함을 깨닫고 오토바이를 타고 내달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동적이고, 가끔은 민폐로까지 느껴지는 선영의 캐릭터 역시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나마 권상우의 잘생김을 포기한 생활밀착형 코믹 연기가 있어 숨통이 트인다. 자연스럽게 상대 배우와 주고받는 애드리브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행동들을 통해 권상우의 전매특허 코믹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로코물에 도전한 이정현의 한층 가벼워진 연기 변신도 인상적이다.
'두번할까요'는 16일 전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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