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판만 놓고 보자. LG가 0-0이던 3회에만 3점을 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 LG 타선이 한꺼번에 터지며 집중력을 보였구나. 누가 홈런이라도 친 걸까'일 것이다.
그러나 기록지로 돌아가보면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단 한개의 안타도 없이 3점을 뽑았기 때문이다. 한화 선발 안영명은 2회까지 6타자를 내리 솎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그러나 3회 그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첫 타자 이종렬에게 볼넷을 내준 뒤 최승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이후 박경수와 오태근에게 각각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내줘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안영명이 속절없이 출루를 허용한 세명의 타자는 올시즌 타율이 2할대 초반에 불과했다. 그냥 붙어봐도 막아낼 확률이 더 높았다는 뜻이 된다.
수비까지 덩달아 맥이 풀렸다. 서용빈의 2루 땅볼로 위기를 한꺼번에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2루수 송광민이 공을 엉뚱한 곳으로 던져 2루주자까지 홈을 허용했다.
LG는 이어 이병규의 볼넷으로 다시 만루를 만든 뒤 박용택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 한점을 더 달아났다.
초반 3점이면 충분히 따라갈 찬스가 있었다. 하지만 마운드와 수비가 흔들리며 어이없이 줄줄이 점수를 내준 탓에 이후 분위기는 완연히 LG의 몫이었다.
LG 선발 신재웅은 9회까지 한화 타선을 1안타로 틀어막으며 데뷔(2005년) 첫 선발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화려한 시즌 첫 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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