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일지매' 뭐가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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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 '홍길동', '일지매' 사극 2008 방영 준비중

강지환의 '홍길동', 이준기의 '일지매', 이승기의 '일지매'.

이들 작품은 모두 올해 방송중이거나 방송 예정인 드라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들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제도권에서 벗어나 '의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한국적 영웅을 다룬 것이 꽤 비슷하기 때문이다.

우선 '홍길동'은 한글소설의 효시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가상의 인물이다. 허균이 지은 이 소설에서 홍길동은 활빈당을 조직해 부패한 관리들의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의적이었다.

현재 KBS에서 방영중인 '쾌도 홍길동'이 이같은 내용을 뼈대로 강지환, 성유리, 장근석 등이 출연하는 퓨전 사극이다. '마이걸', '쾌걸 춘향', '환상의 커플' 등을 집필한 홍정은, 홍미란 자매의 작품 답게 코믹한 요소와 톡톡 튀는 화면 구성 등으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쾌도 홍길동'은 서자라는 것만 원작 소설에서 차용했을 뿐 '홍길동전'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고 있다. 가상의 왕인 광휘가 통치하고 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나이트클럽까지 등장하는 등 색다른 아이디어가 만발했다.

'일지매'는 지난 2005년 작고한 고우영 화백의 창작물이나 다름 없다. 조선시대 조수삼이 쓴 '추재기이'라는 책에 일지매에 관련된 부분은 짤막하게 전해진다.

"일지매는 도둑 중의 협객이다. 매양 탐관오리들의 부정한 뇌물을 훔쳐 양생송사(養生送死)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처마와 처마 사이를 날고 벽에 붙어 날래기가 귀신이다. 도둑을 맞은 집은 어떤 도둑이 들었는지 모를 것이지만 스스로 자기의 표지를 매화 한 가지 붉게, 찍어 놓는다. 대개 혐의를 남에게 옮기지 않으려는 까닭이었다."

조수삼은 조선시대 이야기꾼인 전기수였기 때문에 일지매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지, 또 존재했다면 글에서 얼마나 부풀려진 것인지 확실치 않다. 고 화백은 단지 이 글귀를 가지고 상상력으로 '일지매'라는 만화를 만들어냈다.

MBC가 준비하고 있는 '일지매'는 고우영 원작 만화를 밑바탕으로 삼고 있다. 이승기가 일지매 역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이 작품은 '궁'을 만든 황인뢰 PD가 연출을 맡았다. 일지매는 청나라와 왜나라에서 신문물을 배우고 온 '글로벌 영웅'으로 묘사되며 계급 차별과 부조리한 교육제도 등 부패한 조선시대 현실에 항거하는 모습이 현실 풍자와 곁들여진다.

SBS의 '일지매'는 이준기를 일찌감치 캐스팅했다. 하지만 고우영 원작 만화와 다르게 구성돼야 하기 때문에 제작진들의 고민이 크다. 원전에서는 일지매를 '도둑중 협객'이라고만 묘사했을 뿐 일지매를 의적으로 만든 것은 고화백의 상상력이다. SBS '일지매'의 한 관계자는 "고우영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특히 MBC의 '일지매'와 SBS의 '일지매'가 비슷한 시기에 방송될 것으로 보여 안방극장에는 때 아닌 '일지매 격돌'이 전개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고재완기자 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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