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적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최선만 다해주면 좋겠다."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2011년을 맞으며 선수단에게 호성적을 주문하지 않았다. 다른 구단처럼 지원을 제대로 못해준 대표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면서 김시진 감독에게 "최선만 다해 달라"고 성적의 부담을 덜어줬다.
하지만 한 팀의 사령탑으로서 승부욕이 없을 리 없다. 김시진 감독은 힘겹지만 '4강' 목표를 버릴 수 없다. 이는 승부 세계에 몸담은 감독으로서의 자존심 문제다. 없는 자원 속에서도 넥센은 2011시즌 4강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릴 것이다. 신묘년, 넥센의 전력을 분석했다.
마운드지속적인 선수 이탈이 있었지만, 올해 역시 넥센의 마운드만큼은 탄탄해 보인다. 따져보면 잠재력에 힘을 실은 선수 구성이지만, 투수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김시진 감독 및 정민태 코치의 지도 아래서 '영웅들'은 다시 한 번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운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선발진 4명은 확정된 분위기다. 지난 시즌 구원왕에 오른 손승락, 삼성에서 방출된 후 넥센에서 영입한 브랜든 나이트, 지난 시즌 부상과 체력저하로 불완전연소한 금민철에 부상복귀한 김영민까지, 일단 4선발까지는 정해진 상황이다.
이제 나머지 5선발 자리를 두고 김시진 감독은 내부경쟁에 불을 붙일 참이다. 경쟁에 가세하는 자원들도 베테랑 황두성, 김수경에 김성태, 김성현 등 나쁘지 않다. 2010신인 정회찬과 올해 신인 윤지웅 및 이태양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다크호스다. 강윤구가 후반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계투진 조합도 괜찮은 편이다. 이보근, 송신영, 배힘찬, 마정길, 문성현 등이 있고, 오재영과 박성훈이 좌완으로서 버티고 있다.
문제는 역시 손승락의 선발전환으로 인한 주전 클로저의 부재다. 고원준을 롯데로 보내고 영입한 이정훈이 어느 정도 기량을 보여줄 지가 관건이다. 이정훈이 김시진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보근이 뒷문을 맡을 수도 있다.
야수진외야는 안정적이다. 송지만과 유한준이 우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중견수에는 장기영이 건재하다. 좌익수 자리는 새로 영입한 용병 코리 알드리지가 차지한다. 주장 강병식조차 외야 백업멤버에서 벗어나기위해서는 정신을 번쩍 차려야 할 정도다. 정수성과 박정준, 고종욱도 호시탐탐 틈을 노리고 있다.
다만 문제는 내야진과 포수다. 이숭용(1루), 김일경-김민성(2루), 김민우(3루)에 강정호가 유격수 붙박이다. 장영석이 1루와 3루 백업으로 낙점됐다. 하지만 외야에 비해 내야진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권도영, 지석훈이 있지만 아직 믿음직스럽지는 못하다.
포수도 큰 문제다. 주전 안방마님 강귀태를 비롯해 허준, 유선정, 이해창 등 보유 포수진이 타팀에 비해 약세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갖는 강귀태는 김시진 감독이 쓴소리까지 하며 채찍질을 하고 있을 정도다.
화력에서는 알드리지와 강정호가 중심타선에서 폭발해줘야 한다. 공격력 면에서는 확실한 해결사가 부족하다. 특히 알드리지가 부진하다면 넥센의 공격력은 크게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대표의 격려 속 부담 턴 선수단일단 성적에 대한 부담을 털었다는 점에서는 홀가분하게 시즌을 맞을 수 있다. 이장석 대표는 "호성적을 바라지 않는다. 6위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치를 낮게 잡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4강 전력은 분명 아니라는 것을 구단 대표도 인정한 셈이다.
때문에 김시진 감독은 큰 압박감 없이 마음편하게 선수들을 조련할 수 있다. 물론 김 감독은 4강을 포기할 생각이 없고, 시무식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열정과 의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부담감이 없다는 것이 '자율'로 자리잡을지' 적당적당'으로 이어질 지는 선수들의 몫이다. 2011시즌에는 김시진 감독의 장악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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