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두산 선발진의 자존심 '내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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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35)는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두산의 '토종에이스'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서도 역투를 펼치면서 기대에 부응했다.

연봉도 4억원을 다시 회복했다. '4억원'은 2008년 미국에서 돌아와 입단할 당시 김선우 자신이 기록한 두산 역대 투수 최고연봉 타이 기록이다. 자존심을 되찾은 만큼 김선우의 책임감은 더욱 무거워졌다.

2011시즌 김선우에게 지워진 부담이 크다. 연봉회복 부분과 함께 여전히 불안한 팀내 선발진 속에 김선우는 그나마 최고로 검증된 자원인 것이다. '토종에이스'를 보는 주변의 기대와 계약 마지막해 우승을 노리는 김경문 감독, 거기에 불안한 선발진 등 팀사정까지 겹쳐지면서 김선우는 잠시도 훈련을 게을리할 수가 없다.

사실 2009시즌까지 김선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김선우가 잘해줘야 한다"고 매년 그에게 분투를 요구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나마 2010시즌에는 웃을 수 있었다. 그 비결은 완급피칭과 달라진 마인드였다.

김선우는 앞선 2년간 저돌적 피칭을 고수했다. 빠른 공을 고집했고, 두들겨 맞아도 아랑곳없이 다시 한가운데로 꽂아넣었다. 사실 이는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걸치는 제구(유인구)가 안된 결과였지만, 스스로 빠른 공에 집착한 것은 사실이었다.

부진이 이어지면서 김선우의 스트레스는 쌓여만갔고, 어깨와 무릎 통증까지 발생했다. 본인의 피칭에 신경쓰느라 후배 투수들을 생각할 여유따윈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완급피칭과 투수조 고참으로서 후배들과의 융화에 신경을 쓰면서 김선우는 팀내 에이스의 입지와 투수조 맏형의 역할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입단 후 3년이 지나서야 김경문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에이스'의 임무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시즌 후반 무릎과 팔꿈치 통증으로 힘겨운 시기도 있었지만 그는 이마저도 잘 이겨냈다.

두산은 막강한 화력과 철벽 계투진에 비해 선발진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매년 반복되는 선발진 구축 문제로 김경문 감독은 골머리를 앓았다. 실제로 2008년 김선우의 입단과 때를 맞춰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로테이션 붕괴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야만 했다.

올해는 다르다. 일본야구의 쓴 맛을 경험하고 한층 성장한 이혜천이 복귀했고, 현역 메이저리거나 다름없는 더스틴 니퍼트를 영입하면서 두산의 선발 자원은 풍부해졌다. 용병 쿼터 한 명을 신중하게 뽑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물론 이현승, 홍상삼 등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인원들이 불안한 것도 사실이지만 분위기만큼은 최근 수 년 가운데 가장 좋다.

2011시즌 김선우는 15승과 평균자책점 3점대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즌 후 받아들 최종결과일 뿐, 더욱 중요한 것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어내는 '에이스'의 역할이다. 김선우는 "올해는 더욱 잘 던져야 한다"고 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안정된 선발진이 필수며, 이를 이끌어야되는 진정한 에이스의 임무를 김선우가 맡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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