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 베어스가 잇달아 분루를 삼키고 있다. 투타 모두 기대에 못미치면서 5월 들어 좀처럼 기세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올 시즌 맞은 최대의 고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은 12일 광주 KIA전마저 4-6으로 패했다. 선발 페르난도가 5이닝 6피안타 8사사구 5실점(4자책)을 기록하면서 무너졌고, 화력은 찬스 때마다 결정타 불발로 득점에 진땀을 흘렸다. 매번 스코어링 포지션을 만들어놓고도 후속타자가 무기력하게 돌아서 끝내 역전에 실패했다. 투타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2연패를 당하며 시즌 성적 15승 14패 1무를 기록하게 됐다. LG에게 2위 자리를 내주더니 이젠 공동 4위 삼성, KIA에게 반게임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자칫하다가는 중위권으로 추락할 위기다.
5월 들어 두산이 고비를 맞았다. 9경기를 치러 거둔 승수가 고작 2승이다. 반격을 선언한 롯데가 7승 2패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엇갈림이다.
우선 투수진에서 만족스럽지 못하다. 라몬 라미레즈의 퇴출 후 새롭게 영입한 '제2의 우승청부사' 페르난도 니에베가 제구난조로 부진하다. 2경기 등판했지만, 거둬들인 성적은 1패에 평균자책점이 무려 9.64(9.1이닝 10자책점)이다. 한국 리그에 대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해도 제구력에서 크게 불안하다. 김성배와 이용찬도 기대만큼의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선우와 니퍼트만이 마운드에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뿐만 아니라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며 세이브를 '쏙쏙' 수확하던 임태훈마저 스캔들 여파 등 복합적인 이유로 1군에서 이탈하면서 뒷문도 헐거워졌다.
두산 타선도 '산발타'에 허덕이고 있다. 타자들 개개인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지만, 좀처럼 집중타가 터지지 않는다. 당장 12일 경기만 해도 두산은 10안타 6사사구(5볼넷)를 얻고도 4득점에 그쳤다. 이외에도 기회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어김없이 튀어나오는 병살타나 무기력한 플레이도 득점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김경문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 당시 다른 팀 감독과 달리 시즌 초 레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았다. 오로지 'V4'만 노리고 있는 김 감독은 "우리는 매달이 고비다. 하루하루가 고비"라고 언급하며 페넌트레이스 전체를 내다본 출사표를 던졌다.
두산은 13일~15일 선두 SK와 주말 3연전에 돌입한다. '비룡군단'을 맞아서도 밀리고, 동시에 중위권 팀들의 선전이 이어질 경우, 두산은 한순간에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는 처지다. 개막 후 가장 큰 위기를 맞은 5월, 김경문 감독의 위기탈출 묘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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