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김시진 넥센 감독이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넥센 선수단이 스승의 날을 맞아 마음을 모아 코칭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했다.
현대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팀의 전통이었다. 김 감독은 15일 목동 LG와의 경기 전 선수단 미팅에 참석해달라는 요구를 받았고, 선수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마음이 담긴 상품권을 전해 받았다.
현대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은 강병식은 특히 남다른 감정이 들었다.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해지자 조금더 특별한 마음이 앞섰다. 김시진 감독을 '느티나무'에 비유한 강병식은 "힘들 때 기댈 수 있고,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나무같은 분"이라고 김 감독을 떠올렸다.
김 감독도 자신의 마음속 은사가 그리워졌다. 김 감독은 포항중학교 1학년 때 당시 야구부 감독이었던 고(故) 이갑도 감독의 눈에 띄어 처음 야구를 시작하게 됐다. 프로 통산 124승을 거둔 대 투수지만, 김 감독도 처음에는 글러브가 아닌 배트를 잡았다.
"처음 포지션은 유격수와 3루수였다. 어느날 투수가 구토증세를 보여 경기에 나갈 수 없게 돼 우연히 내가 대신 던지게 됐다. 당시 커브가 기가 막혔다.(웃음) 다음 경기부터 감독님이 에이스 투수를 두고 나를 등판시키셨다." 김 감독이 기억하는 투수로서의 첫 등판일이었다.
김 감독에게 스승은 따뜻하고 편안한 존재였다. 경기가 끝나면 학생들과 학교 근처 방파제로 나가 게를 잡아 간식을 만들어 먹었다. "학생들을 사랑으로 감싸주셨다. 아무래도 (나도) 첫 스승님의 가르침을 많이 따라가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넥센 선수들이 김 감독에게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록 팀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고 있지만 언제든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뭔가'를 지닌 팀. 감독과 선수들의 믿음이 더해져 이들의 저력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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