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맹타', LG-넥센 트레이드는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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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LG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LG-넥센 간의 트레이드가 재평가되고 있다. 두 구단 모두 실속을 차린 '윈-윈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박병호의 맹타 때문이다.

LG와 넥센은 트레이드 마감시간을 3시간여 남겨둔 지난 7월 31일 밤 9시, 2대2 트레이드에 전격 합의했다. LG는 넥센으로부터 베테랑 우완 불펜 송신영과 선발로 뛰고 있는 우완 기대주 김성현을 데려왔고, 넥센은 우타 거포 유망주 박병호와 선발요원인 우완 심수창을 영입했다.

당초 송신영을 영입해 불펜을 크게 강화한 LG가 큰 이득을 남겼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5선발급인 심수창과 김성현은 차치하더라도, 불펜 필승조나 마무리로 활약해온 송신영에 비해 통산 타율 1할대에 머물고 있는 박병호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런 주변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넥센에 함박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였던 2일 삼성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박병호는 이후 4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 두 경기에서는 모두 홈런을 기록했다.

박병호가 넥센 이적 후 남긴 성적은 5경기 19타수 7안타 타율 3할6푼8리 2홈런 4타점이다. 7안타 중 홈런이 2개, 2루타가 2개일 정도로 특유의 장타력을 과시 중이다. 5일 목동 두산전부터는 알드리지의 부상으로 4번타자로 출장하기도 했다. 1할대에 머물던 시즌 타율도 2할5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LG-넥센의 트레이드가 윈윈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박병호가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어서가 아니다. 포화 상태에 이른 포지션 때문에 경기에 출장할 수 없던 선수에게 출장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두 구단이 모두 전력강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LG에는 사실 박병호가 뛸 자리가 없었다. 박병호가 소화할 수 있는 포지션인 1루, 외야, 지명타자 자리에는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LG다. 반면 넥센에는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이 많지 않다. 풍부한 투수 자원에 비해 야수 자원이 부족한 넥센으로서는 박병호를 영입하면서 1루수 포지션과 공격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심수창과 김성현도 각각 이적 후 첫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심수창은 3일 삼성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개인 18연패로 불명예 기록이 늘어났지만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호투를 펼쳤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왜 연패를 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심수창의 구위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김성현은 6일 한화전에서 5.1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5회까지는 한화 타선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호투를 펼쳤지만 6회 내야진의 실책성 플레이가 빌미가 돼 3점을 추가로 내주며 무너졌다.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최고구속 146km의 직구에 낙차 큰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아직 트레이드 한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만큼 아직 양 구단이 트레이드의 손익을 계산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윈-윈'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이번 트레이드는 선수들에게 새출발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트레이드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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