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친환경 자전거에서 중무장 장갑차까지.'
경쾌하게 굴러가던 자전거 바퀴의 잔영이 중무장한 장갑차의 묵직한 위용 뒤로 사라진다. 그 앞으로 하얀 전동 스쿠터가 소리 없이 지나가나 싶더니 어디선가 할리 데이비슨의 웅장한 엔진음이 대기를 흔들며 다가온다.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만나게 될 경찰들의 다양한 모습이다. 대회 안전을 책임지는 대구지방경찰청은 대회 기간 효과적인 임무 수행을 위해 다양한 이동 수단과 안전 대책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경찰 측은 이번 육상세계선수권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한 안전을 위해 특공대(SWAT팀)를 대구스타디움에 배치한다. 검은색 장갑차와 요원들이 대회 기간 내내 경기장 권역에 상주하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한다. 또한 폭발물 탐지견도 투입, 경기장에 위험물이 반입되는 것을 차단한다.
24시간 순찰과 출입 관리 업무는 기본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정문 매표소 부근에 대구스타디움 파출소를 설치했고 스타디움 안에는 종합상황실을 가동, 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 업무를 총괄한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스포츠 제전이라는 특성에 맞는 대응도 돋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하얀색 전동식 스쿠터 'T-3'. 서서 타는 방식의 이 1인승 스쿠터는 세련되고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경찰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를 상당 부분 덜어내는데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장 주변은 유동 인구가 많은 반면 이동로는 좁아 순찰차보다 T-3가 임무 수행에 훨씬 적합하다"며 "게다가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이 적고 배기가스가 없는 친환경적인 이동 수단"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최고 시속은 20㎞, 가격은 1대당 700만원 가량.
경찰 측은 전동 스쿠터뿐 아니라 자전거도 이용할 계획이다. 특히 마라톤에서는 경찰 6명이 자전거를 타고 선수들을 따라가며 돌발 상황에 대비할 계획이다.
도로에서는 54대의 오토바이로 이뤄진 사이드카 순찰대가 활약할 예정이다. 기존 대구 경찰청 소속 29대에 경북 울산 등 타 지역에서 25대를 지원받았다. 배기량 1200cc~1670cc의 대형 오토바이로 구성된 이 순찰대는 대회 기간 중 대구를 찾는 VIP 의전과 이동에 투입된다.
순찰대를 지휘하는 권오석 경감은 "도로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상황에 순발력 있게 대처해서 VIP 일행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라며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도 치러봤지만 이번 대회와는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 잘 치러서 대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23일 오전 9시를 기해 '을호 비상령'을 내렸고 개막 전날인 26일 오전부터는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갑호 비상령'을 발령, 안전한 대회 개최를 위해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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