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부정출발 실격 김국영, 허망함에 쏟아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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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한국 단거리의 자존심' 김국영(20, 안양시청)이 눈물을 흘렸다. 제대로 한 번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격 처리된 탓이다. 김국영은 허탈한 표정과 함께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김국영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 개막일인 27일 12시 55분부터 열린 남자 100m 자격예선에 2조 1번레인으로 스타트 라인에 섰지만, 부정 출발로 허망하게 탈락했다.

대회 기준기록(10초25)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이 펼치는 남자 100m 자격예선은 총 31명이 출전해 4개조로 나뉘어 경쟁을 벌인다. 각조 상위 3명과 이들 외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 1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본선 1라운드에 진출한다.

김국영은 지난해 6월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예선에서 10초23을 기록하며 한국 100m 신기록을 작성한 단거리 국내 최강자.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400m 계주에 모든 힘을 쏟아 사실 100m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올 시즌 최고기록은 자신의 최고기록에 못미치는 10초46.

하지만 경기 전부터 본선 1라운드 진출의 희망이 컸다. 2조에 속한 김국영의 최고 기록이 같은 조 7명 중 가장 앞섰기 때문이다. 조 3위 안에만 들면 1라운드 진출권을 거머쥘 수 있기에, 육상계는 그의 본선 진출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국영은 허망하게도 힘을 쓰기도 전에 실격을 당했다. 부정출발은 선수가 출발 신호 후 0.1초 안에 반응했을 경우, 미리 출발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2010년부터는 1회만 부정출발해도 실격처리할 정도로 대회 규정도 엄격해졌다.

김국영은 실격 후 믹스드존에 들어오자마자 울먹였다. 허무하기가 이를 데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은 뒤 다시 선글라스를 고쳐썼지만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숨길 수가 없었다

김국영은 "컨디션이 너무 좋았다. 비가 오기로 했는데, 해가 뜨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한국신기록을 작성할 때도 햇빛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욕심이 많고 성급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김국영은 "계주에 포커스를 맞춰 100m 연습은 많이 못했지만, 힘들게 준비했는데…"라고 흐느끼고는 자리를 떠났다.

그 동안 한국 남자 100m는 1997년 아테네 대회에서 이형근이 본선에 진출한 이후 본선진출자가 한 명도 없었다.(당시는 자격예선 없이 곧바로 1라운드부터 시작했고, 이형근도 두번째 레이스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김국영의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대구=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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