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김현섭(26, 삼성전자)이 대회 이틀째 그나마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살렸다. 출전 선수들마다 줄줄이 첫 레이스에서 탈락하는 가운데 김현석이 그나마 낭보를 알렸다. 특히 메달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최악의 컨디션을 이겨낸 투혼의 결과.
김현섭은 28일 오전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km 남자 경보에서 1시간21분17초를 기록하며 6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지난 3월 아시아경보선수권대회에서 한국신기록(1시간19분31초)을 경신한 김현섭으로서는 기록상 다소 아쉬운 면이 없지 않지만, 과정을 살펴보면 박수를 보낼 만하다.
김현섭은 한국 경보(20km)의 간판주자다. 2006년 3월 두딘스경보대회서 1시간22분6초를 기록한 후 지난 3월까지 한국신기록만 다섯차례나 경신하는 등 경보계의 엘리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았다. 2009년 베를린 대회서는 1시간27분8초로 34위에 머물렀다. 이후 김현섭은 이후 각종 대회서 1위~5위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번 대구 대회에서 유일한 메달 후보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런데 악재가 있었다. 대회 직전(27일) 위경련으로 인해 입원까지 한 것. 이에 대해 대회 관계자는 "김현섭에게 기대를 했었는데 큰일났다"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김현섭은 투혼을 발휘해 6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그는 결승점을 지나자마자 그대로 쓰러져 들것에 실려나갔다.
김현섭이 베스트 컨디션이었다면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만 했지만, 하늘은 그를 돕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근성으로 6위라는 성적을 이끌어냈다.
1개의 메달 획득도 힘겨운 한국으로서는 크게 아쉬운 대목이지만, 김현섭은 이번 대회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우승은 디펜딩챔피언 발레리 보르친(러시아)이 1시간19분56초를 기록하며 차지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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