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행운의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변이라기보다는 행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 듯하다.
블레이크는 28일 저녁 열린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9초92를 기록하면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는 10초08을 기록한 월터 딕스(미국)가 차지했고, 킴 칼린스(세인트키츠네비스)가 10초09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인물이 빠졌다. 바로 우승후보 0순위로 평가받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다. 볼트는 1라운드와 준결승을 조 1위로 가뿐히 통과하고 이날 결승전 스타트 선상에 섰지만, 기록경신과 부담감 탓에 그만 부정출발을 저지르고 말았다. 출발반응속도는 -0.104. 강화된 규정 속에 이번 대구대회부터 부정출발은 단 1회로 실격판정을 받는다.
블레이크에겐 이런 행운이 없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블레이크의 우승기록은 9초92. 이는 올 시즌 베스트 기록인 9초95를 0.03초 당긴 개인 기록 경신이다. 하지만 우사인 볼트의 시즌 베스트 기록은 9초88. 0.01초의 싸움이라고 보면, 볼트가 있는 한 블레이크의 우승확률은 상당히 낮았다.
게다가 블레이크의 출발반응속도는 0.174초로 출발선상에 선 7명 중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결과적으로 후반 뒷심으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볼트가 중간 정도만 되는 반응속도로 출발만 했더라도 역시 볼트의 우승이 유력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요한 블레이크, 대구는 그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행운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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