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희정의 Kiss&Cry Zone]국내 복귀 이승엽, "계약 조건? 자존심만 살려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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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오가 조금 지났을 무렵 김포공항 국제선 입국장엔 취재진이 수두룩했다. 2003년 5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을 기록한 사나이. 그 후 일본 프로야구에서 희노애락을 경험하고 마침내 8년 만에 국내 복귀를 결정한 이승엽을 맞이하기 위함이었다. '과연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갈까?'에 귀추가 쏠린 가운데 이승엽의 귀국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먼저 8년간의 일본생활에 대해 이승엽은 "홀가분하고 시원하다"는 말로 소감을 전하며 "내년에 다시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될 것에 대한 설렘도 있다" 며 말문을 열었다.

"처음 일본을 떠날 때 마음가짐보다는, 또 예상보다는 부진한 성적을 올렸고 8년 동안 있으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기뻤던 일, 슬펐던 일, 너무나 업 다운이 많았기 때문에 사실 많이 힘들었고 동시에 행복하기도 했던 일본 생활이었다." 이승엽이 지난 8년을 돌아보며 스스로 내린 촌평이다.

국내 복귀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현역 마무리는 한국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비록 2년 계약을 한 오릭스에서 남은 1년을 더 뛸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플레이하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시즌 내내 하면서 돌아와야겠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9년간 몸담았던 삼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류중일 감독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삼성 이외 몇몇 구단이 영입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말에는 "언론을 통해 전해들은 것이 전부" 라며 운을 뗀 뒤 "일단은 내가 뛰었던 팀, 키워주고 도움을 준 삼성과 우선 협상에 나설 것이다"라며 친정팀 복귀가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국내 복귀를 앞두고 새롭게 다진 목표에 대한 질문엔 "8년은 긴 시간이다.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것이 초반엔 힘들 것"이라며 "개인성적보다는 행복하게 웃으면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TV를 보면서 정말 한국 야구가 많이 그리웠다. 함성 소리와 재미있게 승부를 이기려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부러웠었고 저 자리에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원없이 후회하지 않는 플레이만 한다면 개인적인 성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혹시 삼성보다 훨씬 더 많은 액수의 연봉을 제시하는 팀이 나온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승엽은 "지금 당장 말씀드리긴 곤란한 이야기다. 우선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답변을 했다.

이승엽은 삼성행을 마음 속으로 결심하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합류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후배들에 대한 배려심을 드러냈다. "(채태인이) 같은 1루수, 그것도 같은 좌타자이기 때문에 내가 가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될 지 마이너스가 될 지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다. 가장 큰 걱정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마음의 절반 이상은 이미 친정팀으로 쏠리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승엽이 원하는 계약조건은 어느 수준일까? 이에 대해 그는 간결하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젠 나이도 있고 예전처럼 '최고의 대우를 받고 싶다' '최고 액수를 받겠다' 그런 마음은 없다. 팀에 들어가서 도움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어느 정도 자존심만 챙겨준다면 액수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이 말하는 자존심은 어느 정도일까? 시즌은 종료 되었지만 이제부터가 더 흥미진진한 프로야구계가 아닌가 싶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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