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정대현 영입 롯데, '비룡노이로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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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SK의 주축 투수들을 2명이나 데려왔다. 전천후 좌완요원 이승호에 정상급 클로저 정대현까지, 양승호 감독이 껄껄 웃음을 터뜨릴 만하다. 특히 'SK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롯데에게 의미가 크다.

롯데는 지난 13일 오후 FA 정대현과의 계약을 전격 발표했다. 4년간 총액 36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으로 그를 붙잡음으로써 단숨에 불펜의 질을 업그레이드했다. 정대현은 13일 오후 2시 메이저리그 진출 포기 사실을 밝히면서 "국내 타구단 오퍼가 없었다"고 언급했지만, 이는 위장이었다. 롯데와 정대현은 이미 12일 밤 계약을 끝마친 상황이었고, 양 측은 의견을 조율한 뒤 13일 오후 일사천리로 계약 사실을 알렸다.

그야말로 롯데 마운드에 화룡점정이 된 정대현이다. 올 스토브리그를 통해 롯데는 순식간에 철옹성 불펜진으로 거듭났다. 불펜의 한 축이었던 임경완이 SK로 FA 이적했지만, 대신 데려온 이승호와 정대현은 객관적인 전력상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양과 질에서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

특히 둘 모두 비룡군단의 전사들이었다는 점에서 롯데에게 보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

사실 롯데는 SK만 만나면 지독하게도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수 년간 김성근 감독 체제의 SK에게 승리를 줄줄이 헌납하면서 '비룡공포증'에 시달린 것이다. 2007년 4승 14패, 2008년 5승 13패, 2009년 6승 13패, 2010년 7승 12패로 롯데는 SK만 만나면 움츠러들었다.

그나마 올 시즌 양승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다음에는 8승 1무 10패로 대등한 경기를 했지만, 내용에서는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한 적이 많았다. 일종의 비룡 노이로제에 시달린 것이다. 9월9일 8-1로 앞서다 9-10으로 역전패한 경기나, 플레이오프 1차전 통한의 역전패 등 진 경기에서의 충격도는 그 어느 때보다 심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결국 한국시리즈 진출도 이만수 체제의 SK에게 발목이 잡혀 실패했다.

그런데 SK를 지탱하던 두 명의 주축 투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상대의 전력약화라는 측면보다 롯데 선수들이 이승호와 정대현을 통해 멘탈 측면에서 SK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호재다.

2012 시즌 롯데는 SK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올 시즌 SK를 상대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은 롯데가 내년에는 비룡약세를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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