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5년째에는 무언가 성과를 만들어낼 겁니다. 그게 안되면 이 판을 떠나야지요." 제작년 넥센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이사는 술 한 잔을 넘기면서 단호하게 말했다. 당시 그는 "프로야구는 30살이 다 되어가는데, 어른이 집에서 돈을 타 쓰면 되겠느냐. 히어로즈가 해보이겠다"고까지 말했다. 프로야구단이 재정적인 자립을 이뤄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탄생 5살이 되는 해를 맞으며 넥센이 파격적인 행보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이택근을 거액을 들여 FA 영입하더니,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던 'BK' 김병현까지 데려온 것이다.
특히 금액 부분에서 이장석 대표는 통크게 쐈다. 히어로즈 창단 후 첫 FA 영입선수인 이택근은 4년 총액 5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플러스 옵션 6억원)이라는 거금으로 친정팀에 복귀시켰고, 김병현 역시 1년 총액 16억원(계약금 10억, 연봉 5억, 옵션 1억원)에 불러들였다.
넥센은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전 재정이 어려워 '선수 파는 구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까지 생계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히려 올 겨울만큼은 그 어느 구단 못지않은 씀씀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넥센은 지난해 거의 적자를 보지 않을 정도로 재정이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팀이 창단 후 첫 최하위라는 수모를 당했는데도, 광고 수입 등을 포함해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 메인 스폰서인 넥센 타이어와도 2년 연장계약에 성공했다.
때문에 이장석 대표는 2012년에는 성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자고 다짐했다. 연초 시무식 자리에서 이 대표는 "4년간 바깥과 주변은 정리가 됐는데 그라운드 내에서는 해놓은 게 별로 없다. 올 시즌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선수단을 독려했다.
실제로 올 겨울 이택근과 김병현의 영입으로 넥센은 전력 구축 시나리오를 완성해가고 있다.
전체 분위기를 이끌 리더감으로 이택근이 활약해줄 예정이고, 계투 쪽에서는 손승락, 좌완 선발에는 강윤구, 우완 선발에는 문성현이 성장해 마운드의 주축을 이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내야수에는 유격수 강정호가 중심선수로 존재한다. 이런 가운데 빅리거 출신 김병현을 영입한 넥센은 '특급 스타플레이어의 가세'라는 점에서 팀 구성의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다.
넥센 관계자는 "우리는 5년차가 됐다. 5년째부터는 우리도 투자할 것이고, 2013년에는 성적을 내는 것(우승)이 목표였다"며 "김병현은 예고를 해왔던 노력의 일환이며 퍼즐을 맞춰나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5살이 된 넥센. 이장석 대표의 당초 목표대로 조금씩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가 기대대로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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