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치치, 친정 성남전 전반 침묵 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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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라돈치치는 내가 몸 만들어서 수원 보냈지!"

올 시즌 수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악동 공격수 라돈치치(29). 그는 지난 2010년 12월 성남 일화 소속으로 출전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2011 시즌 전반기를 접었다.

뜨거운 여름이던 지난 시즌 7월 말에야 라돈치치는 K리그에 등장해 성남의 FA컵 우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복귀전이었던 7월 27일 FA컵 8강 부산아이파크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신태용 감독을 웃게 했다.

골 감각이 탁월했던 라돈치치였지만 신 감독은 아끼고 아껴 중요한 경기에 출전시키는 배려와 치밀함을 보였다. 라돈치치의 확실한 재활을 돕는 한편 희생정신을 주입시킨 것이다.

그런 라돈치치가 수원으로 이적한 뒤 28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 K리그 10라운드 일명 '계마대전(鷄馬大戰)'에 선발 출전했다. 양팀은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만나 오심 논란 속에 성남이 1-0으로 이기며 우승한 뒤 첫 만남이었다.

올 시즌 수원 유니폼을 입고 6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라돈치치는 성남과의 경기를 앞둔 지난 26일 미디어데이에서 "(성남은) 좋은 베이스볼팀이다. 양쪽 풀백 수비가 약하다"라며 조심스럽게 도발했다.

이를 전해들은 신태용 감독은 "사샤를 내세워 라돈치치를 제대로 막아주겠다. 수원은 우리의 라이벌이 아니다"라며 신경전으로 맞받았다.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라돈치치를 만났다는 신 감독은 "오늘 제대로 하면 혼내주겠다"며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라돈치치가 "성남 시절 (신 감독이) 내게 욕설을 많이 했다"라고 한 말에는 신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라돈치치에게만 똑바로 안 하면 경기에 뛸 생각을 하지 말라고 그랬다"라고 웃었다.

신 감독은 "내가 몸을 만들어서 (라돈치치를) 수원에 보냈다"며 올 시즌 라돈치치가 좋은 컨디션으로 초반 득점 행진을 하는 데는 자신의 몫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수원 윤성효 감독보고 들으라는 소리였다.

이에 윤성효 감독은 "알아서 하지 않겠느냐. 골을 넣으면 더 좋고"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 감독의 이런 생각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라돈치치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옛정이 남았는지(?) 라돈치치가 시도한 두 개의 슈팅은 모두 성남 골대를 빗겨갔다. 의욕적인 움직임은 좋았지만 조화스럽지 못한 플레이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라돈치치는 후반 시작과 함께 박종진으로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성남에서 활약하다 2004년 수원으로 이적했던 김대의의 길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김대의는 K리그 통산 51골 중 성남전에서만 7골을 터뜨리는 등 유독 친정 성남에 강했다. 라돈치치가 김대의처럼 친정팀을 상대로 골맛을 볼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경기는 수원이 성남에 먼저 한 골을 내줬으나 후반 2골을 터뜨리며 2-1로 역전 승리를 거뒀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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