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은 지난 6라운드까지 단 1승에 그치자 수비라인에 대한 걱정을 숨기지 못했었다. 황재원이 장기 부상자 대열에 합류해 5월 말이나 6월에 복귀를 기다리고 있고 사샤도 부상으로 10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야 합류하는 등 뒷문 걱정이 너무나 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영입에서 결실을 맺었다. 신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실상 공짜로 영입'한 임종은(22)이 그다.
임종은은 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 12라운드에서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터뜨리며 성남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했다.
올 시즌 11경기에 출전한 임종은은 유망주로 꼽혔다. 지난 2007 17세 이하(U-17) 월드컵 대표로 조별리그를 모두 소화했고 200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도 선발되는 등 엘리트코스를 거쳤다.
울산 현대의 유스팀인 현대고 출신으로 2009년 울산에 입단해 19경기를 소화하며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울산의 김호곤 감독이 "한국 중앙 수비수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선수"라고 칭찬 할 정도였다.
하지만, 임종은에게 비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왼쪽 무릎이 문제였다. 성장을 거듭하다 보니 무릎 성장통이 오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이다.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2010~2011 시즌 임종은은 1군에 없었다. R리그(2군)를 전전했다. 몸은 서서히 회복했지만 뛸 자리가 없었다. 울산에는 곽태휘, 강민수, 이재성 등 출중한 센터백들이 있어 주전은 고사하고 1군 무대를 밟기조차 어려웠다.
그 사이 U-17 대표팀 동기들은 몰라보게 성장해 각 팀에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윤빛가람(성남)을 비롯해 오재석(강원FC), 윤석영(전남 드래곤즈) 등은 하루가 모르게 성장했다.
이를 악 문 임종은은 시간이 약임을 믿고 기다렸다. 마침 성남에서 그를 원했고 올 시즌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지난 1월 홍콩 아시안 챌린지컵에서 사샤의 공백을 메우며 우승에 일조했다. 이후 신 감독은 그를 중용했다.
임종은은 윤영선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라인을 지휘했다. 192㎝의 장신이지만 느리지 않고 공격 가담 능력도 뛰어나다. U-17 대표팀 당시 사령탑이었던 제주 박경훈 감독은 "(임)종은이가 지난해보다 1㎝는 더 큰 것 같다"라며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나 시야가 너무 좋아졌다. 무릎만 괜찮다면 대성할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임)종은이를 생각하면 내 스스로 뿌듯하다. 동계훈련을 시켜보니 괜찮더라"라며 "황재원의 공백을 200% 이상 메웠다"라며 극찬했다.
임종은도 스스로 인내하며 동기들 이상의 선수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전에는 (잘나가는) 동기들이 부럽고 그랬는데 차근차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정상에서) 만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