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안익수 감독, 성남 개혁은 '소리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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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어우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익명으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익명을 간절하게 원한 성남 일화의 A선수는 지난 20일부터 전라남도 목포에서 시작된 팀 전지훈련에 대해 숨을 헐떡이며 표현했다.

성남은 안익수(47) 감독 부임 후 크리스마스의 달콤함 없이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29일까지 이어지는 훈련에서는 1년 간 흐트러졌던 정신력을 다잡는 것이 1차 목표다.

카리스마 넘치는 안 감독의 조용한 지도에 선수들은 알아서 자기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다소 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윤빛가람, 홍철 등도 안 감독 앞에서 숨을 죽이고 있다. 영하의 날씨에 자주 눈이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은 몸을 던져가며 자신을 어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안 감독은 부산 사령탑 시절에도 훈련 중 선수들에게 말을 건네지 않고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번의 강한 호통으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연습경기에서도 태만함이 보이면 바로 아웃시켜버린다. 그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의 몸이 상당히 좋아졌다. 안 감독의 별명인 '터미네이터'처럼 선수들도 근육이 터질 정도로 좋아졌다.

성남에서도 안 감독의 이런 지도 스타일은 그대로다. A선수는 "감독님이 인터넷도 잘 하셔서 분명 기사를 읽어보실 것이다. 그래서 선수들 모두 조심스럽고 (훈련에 대해 소감을 밝히는 것은) 익명을 원할 수밖에 없다. 훈련 끝나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이 잠들 정도로 정말 피곤하다. 대신 몸은 좋아지는 것 같다"라며 빡빡한 일상을 소개했다.

안 감독은 선수별 면담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훈련 도중 잠깐의 농담이야 주고받지만 선수 평가는 엄격하다. 성남이 내년 선수단을 30명 내외로 운영하기로 결정해 얼음장같은 마음으로 선수를 선별하고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

친정팀을 맡아 조련한다는 생각 때문에 안 감독의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선수별 데이터를 만들어 관리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는 내년 1월부터는 선수들의 체지방 등 신체 능력 변화까지 면밀하게 살필 예정이다.

꼼꼼함을 유지하며 성남의 체질 개선에 나선 안 감독은 "일단 선수들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그 다음을 생각하겠다. 시선은 따뜻하게 보겠지만 평가는 냉철하게 하겠다. 그것이 프로 아니냐"라는 방침을 전했다.

물론 안 감독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올해 12위의 성적으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털어내기 위해 내년 그룹A(1~7위) 진입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그 이후의 목표는 단계적으로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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