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박정권과 정상호가 살아나야 한다." 이만수 감독이 꼽은 2013시즌 SK의 우승 열쇠다.
이만수 감독은 "작년은 최악이었다"고 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긴 했지만 준우승에 그쳤고, 시즌 내내 꾸준히 선전을 이어간 선수는 이호준과 최정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전 선수인 정근우와 박정권이 부진했고, 김강민과 박재상, 최윤석, 박진만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 나빠질 게 없다"는 게 올 시즌 준비를 하고 있는 이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작년의 1.5배만 해줘도 희망적이다. 다들 작년만큼 못할 리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난해 SK의 팀 타율은 2할5푼8리로 8개 구단 중 5위에 머물렀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낸 것은 그만큼 마운드의 힘이 좋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감독은 특히 박정권과 정상호의 분발을 기대했다. 박정권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주장을 맡았다. 본인 성적은 기대를 밑돌았지만 팀을 잘 추슬러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공을 인정받았다.
책임감 때문일까. 박정권은 훈련 우등생으로 꼽힌다. 이 감독은 "1월 2일부터 야구장에 나와 뛰고 있더라. 이야기를 들어보니 훈련을 무척 열심히 했다고 한다"며 흐뭇해했다. 지난해 타율 2할5푼5리 12홈런 59타점의 저조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이다.
정상호는 올 시즌에도 조인성과 함께 SK의 안방을 이끌어야 한다. 박경완이 컨디션을 찾는다면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또 정상호의 '한 방'도 필요하다. 2011시즌 11홈런을 때렸던 정상호는 지난해 4홈런에 그쳤다.
정상호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4월 말에야 1군에 합류하면서 시즌 전체가 꼬였다. 이 감독은 "주전 포수로 기대가 컸는데 시즌을 앞두고 발목을 다치면서 문제가 생겼다. 올해는 결혼도 했으니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호준이 NC로 이적한 빈자리도 커 보인다. 이호준은 지난해 최정(26개)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8홈런을 날렸다. 박정권과 정상호에게는 이호준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책임감도 주어졌다. 이재원이 뜻밖의 손목 부상을 당하면서 박정권과 정상호의 활약에 더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평균 성적만 내줘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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