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김선우(두산)에게 2012년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시즌이다. 초반 납득할 수 없는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반기 내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후반기 들어 서서히 정상 페이스를 되찾았지만 성에 찰리 없었다.
시즌 6승9패 평균자책점 4.52의 성적. 개인 최고 시즌인 2011년 16승7패 평균자책점 3.13과 비교하기조차 부끄러운 시즌이었다. 다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11경기서 평균자책점 3.42로 제 모습을 찾은 점은 위안이었다.
연봉도 깎이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 5억5천만원을 받은 김선우는 5천만원 삭감된 5억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마쳤다.
새로운 시즌을 앞둔 김선우의 각오는 그래서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마침 올해는 뱀의 해다. 1977년 뱀띠인 그로선 예감이 좋은 시즌이다. 지난해 부진을 깨끗이 만회하고 에이스의 위상을 재확립할 수 있는 호기다.
예전과 같은 파워피처의 면모는 사라졌지만 대신 타자와의 수싸움이 한층 노련해졌다. 다양한 구질을 다양한 궤적으로 안정감 있게 던질 수 있는 점도 그의 장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모습은 여전하다.
김선우는 올 시즌을 대비해 겨우내 훈련을 충실히 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점도 있지만 지난해의 모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이를 악물었다. 많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기도 했다. "각오가 남다른 것 같다. 올해는 꼭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보인다"는 게 구단 주의의 전언이다.
이런 김선우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임은 여전히 돈독하다. 김진욱 감독은 "무엇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해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 젊은 투수들이 자만하지 않도록 선배의 역할을 참 잘 해준다. 두산 투수진은 김선우가 반드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칭찬을 항상 빼놓지 않는다. 장차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나서도 대성할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 막판 들어 16승을 거둔 2011년의 모습을 되찾았다. 아쉽게 시즌이 그대로 끝나버렸지만 올해는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며 "전지훈련서 투구감을 최대한 끌어올려 4월초부터 상승 페이스를 타고 싶다. 올해는 꼭 달라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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