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 정재훈(33)이 돌아왔다. 어깨 부상과 이에 따른 재활로 지난 해 6월3일 2군으로 내려간 뒤 9개월 만이다.
정재훈은 지난 12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등판, 1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두산이 2-1로 앞선 8회말 이혜천에 이어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공 10개로 이닝을 끝냈다. 선두 최형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박석민을 3루수 앞 병살타, 박한이를 중견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투구 이닝이 짧았지만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스트라이크존 외곽을 찌르는 제구는 여전했고, 주자를 두고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도 변함이 없었다. 지난 시즌 2군에서 와신상담하며 재기의 칼을 간 노력이 빛을 발했다.
정재훈에게 올 시즌은 무척 중요하다. 2011년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그는 4년 최대 28억원에 두산과 재계약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어깨 회전근 부상으로 제대로 공을 던질 수 없었고, 1년간 재활군에서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5월 25일 1군으로 호출돼 4경기에 등판했지만 좀 더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9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선 어깨 재활에 치중하면서 투구감각을 되찾기 위해 땀을 흘렸다. 퓨처스 10경기 12이닝을 소화하며 재기의 시동을 걸었다.
지난 일본 미야쟈키 캠프에서도 정재훈은 남다른 의지로 훈련을 소화했다. 김진욱 감독이 "이재우와 함께 상태가 아주 좋아졌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올 시즌 불펜의 핵심자원으로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할 정도다.
두산은 그렇지 않아도 정재훈이 절실하다. 지난해 핵심 셋업맨이었던 홍상삼이 마무리로 승격돼 그 자리를 메워줄 선수가 필요하다. 현재 김강률, 변진수 등 여러 선수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정재훈이 옛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된다. 프로 11년차인 정재훈은 2005년 구원왕(30세이브)을 차지한데 이어 2010년에는 홀드왕(23홀드)에 오른 바 있다. 통산 29승33패 121세이브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정재훈의 부재가 참 아쉬웠다. 올해는 재훈이가 해줘야 한다. 1군 불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주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다름 없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재훈은 책임감이 강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자신에 대한 주위의 기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말보다는 피칭을 통해 모든 걸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돌아온 정재훈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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