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넥센이 변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의 "멘탈을 바꿔야 한다"는 지론이 팀 전체를 움직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의 김병현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김병현은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이강철 코치님을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현은 지난해 넥센에 입단해 19경기서 3승 8패 평균자책점 5.66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들쑥날쑥한 제구력으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6일 한화전까지 등판한 두 경기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표정에서도 여유가 묻어난다. 김병현은 "그동안 힘으로 던졌는데, 이강철 코치님의 폼에서 힌트를 얻었다. 강약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마음을 비우니 답이 보인 것이다. 염 감독은 "공을 약하게 던진다고 실력이 바뀌는 건 아니다. 방법만 바꿨는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박병호는 이제 넥센 대표 스타가 됐다. 2011년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한 박병호는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 3관왕에 오르며 시즌 최우수선수의 영광까지 안았다. 기회 속에서 조급한 마음을 버리니 가려져 있던 실력이 빛을 봤다.
염 감독은 "(박)병호도 메카닉의 변화는 없다. 다만 생각이 변한 거다. 항상 쫓기고, 공을 따라다니는 타자에서 자신의 스윙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된 거다. 사소한 차이에서 좋은 타자와 나쁜 타자가 갈린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눈은 이제 이성열과 김영민, 강윤구, 장효훈 등을 향하고 있다. 잠재된 실력은 충분하지만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재목들이다.
지난해 두산에서 이적한 이성열은 올 시즌 8경기에서 4홈런을 때리며 일찍 장타력의 시동을 걸었다. 염 감독은 2010년 24홈런을 때린 이성열의 가능성을 믿고, 꾸준히 경기에 투입했다. 이성열은 "크게 바뀐 건 없다. 감독님께서 충분한 기회를 주시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염 감독이 김영민, 강윤구, 장효훈 등 투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같았다. 염 감독은 "무조건 힘으로 윽박지르는 150㎞ 직구는 의미 없다. 변화구가 잘 들어가야 직구도 힘을 얻는다"며 "타이밍 싸움을 잘하면 직구, 커브, 슬라이더도 빠르고 느린 템포에 따라 6개의 구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이 급해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지지 못하는 젊은 투수들에게 전한 조언이다. 또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했다. 염 감독은 "당장 결과가 안 좋다고 다시 예전 폼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 8년 동안 시도해서 안 됐으면 그 방법은 잘못된 것이다. 이번에 변화를 준 지 한 달 됐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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