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980년대 유럽 축구를 호령했던 독일 분데스리가의 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일까.
뮌헨이 2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2012~2013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1차전 4-0 대승을 거뒀던 뮌헨은 두 경기 연속 완벽한 승리로 합계 7-0의 완승을 이끌어내며 결승전에 올랐다.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꺾고 오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우승을 놓고 겨룬다. 분데스리가 클럽 간 UCL 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빠른 패스를 앞세운 점유율 축구로 최근 수 년간 세계 축구를 평정해왔던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는 모든 팀들의 이상이었다. K리그 클래식만 해도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 등이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축구를 구사하며 닮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런 바르셀로나의 전술과 스타일을 깨기 위한 세계 유수 클럽들의 노력은 계속됐고 뮌헨이 이번에 어느 정도 해답을 제시했다. 바로 수비에 무게를 둔 압박과 확실한 골결정력이었다.
뮌헨은 1, 2차전을 통해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드진을 무력화했다. 바르셀로나의 중원은 사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라는 스페인 축구를 상징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막히면 주포 리오넬 메시마저 봉쇄 당한다는 것을 뮌헨은 강한 압박으로 확인시켜줬다.
전북 현대의 공격수 이동국은 뮌헨의 선전에 대해 간단하게 정의했다. 그는 "(어떤 팀이나)공격에서 골 넣을 선수는 많다. 결국은 수비가 강해야 우승한다"라고 말했다.
이동국의 말마따나 뮌헨은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른 돌파와 역습으로 바르셀로나를 무력화했다. 또, 측면을 이용한 공간 침투로 바르셀로나 미드필드의 공간을 무너뜨렸다. 피지컬과 제공권을 앞세워 수비를 흔들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2차전에서 몸상태가 좋지 않은 메시를 빼는 강수를 뒀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뮌헨이 미드필드를 점령하고 균형있는 수비로 상대 패스를 봉쇄했다. 페널티지역까지 현란한 패스로 치고들어가 골로 마무리했던 바르셀로나의 특징적인 장면도 거의 볼 수 없었다. 15개의 슈팅 중 5개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나왔을 정도로 뮌헨은 틈을 주지 않았다.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전진 패스보다 백패스, 횡패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공격을 지연시키니 뮌헨의 수비가 더욱 강력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뮌헨은 최근 4시즌 중 3번이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지난해는 첼시(잉글랜드)에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전술 자체는 흔들림이 없었다. 강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준 뮌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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