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독 모예스, 맨유와의 궁합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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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육성의 달인, 올해의 감독상도 세 차례 수상…능력 인정 받아

[이성필기자] 은퇴를 선언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스 퍼거슨(72) 감독의 후임은 데이비드 모예스(50) 에버턴 감독이었다.

맨유는 9일(현지시간)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모예스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맨유 지휘봉을 잡는 모예스는 2019년까지 6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조제 무리뉴 감독과 함께 후보군에 올랐던 그는 퍼거슨 감독의 추천으로 맨유에 입성했다.

모예스 감독은 퍼거슨과는 동향인 스코틀랜드 출신이다. 모예스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베어스덴에서 태어났다. 퍼거슨 감독의 고향인 고번과는 인접 지역이다.

중앙 수비수 출신인 모예스는 1978년 아일랜드 프로 유스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980년 셀틱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535경기에 나서 46골을 넣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팀인 프레스턴에서는 현역 은퇴 직전 감독 겸 선수를 하기도 했다. 이후 정식 감독이 된 모예스는 3부리그에 있던 프레스턴을 2부리그 승격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2002년 에버턴의 지휘봉을 잡은 모예스는 팀 변화의 중심에 섰다. 그저 그랬던 에버턴을 강팀 킬러로 바꿔놓았다. 특히 가능성 있는 선수를 영입해 스타로 육성하는 그의 능력은 찬사를 받았다. 덕분에 에버턴은 중상위권 실력을 갖춘 팀이 됐다. 2004~2005 시즌에는 정규리그 4위를 해내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모예스 감독 12년 동안 에버턴의 넉넉하지 않은 재정형편 속에 선수를 육성시키는 달인이었다. 에버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같은 부자구단이 아니었다. 매년 구단 운영비 걱정을 하느라 주요 선수를 뺏기는 처지였다. 연고지 라이벌 리버풀과도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밖에 없는 팀이었다.

제약 조건이 많은 상황에서도 모예스 감독은 선수 육성에 집중해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켈 아르데타(아스널) 등을 키워냈다.

모예스는 퍼거슨과 마찬가지로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명성이 뛰어나더라도 태도가 불성실하면 과감하게 내쳤다. 루니의 경우가 그랬다. 모예스가 맨유 신임 감독으로 확정되자마자 루니가 이적을 요청한 것은 에버턴을 떠나는 과정에서 모예스 감독과 강하게 충돌했기 때문이다.

에버턴 시절의 루니는 길들여지지 않는 망아지였다. 모예스는 루니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며 철저하게 관리했다. 그런 지도 스타일을 바탕으로 모예스는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는 등 능력을 보여줬다.

이제 맨유 감독이 된 모예스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맨유의 풍족한 자금을 바탕으로 선수 영입과 활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맨유는 스타 선수 영입과 유소년 육성을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구단이다. 모예스로서는 에버턴 시절 늘 걱정했던 자금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대로 좋은 선수를 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챔피언스리그 등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한 점은 스스로 메워야 하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모예스에게 맨유는 너무 벅찬 팀이라는 일부 영국 언론의 지적도 큰 경기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 때문이었다. 퍼거슨 감독의 너무나 크고 짙은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것도 모예스가 숙명적으로 안게 된 과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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