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사율이 중간계투서 선발로 보직 변경한 지 3경기 만에 선발투수다운 피칭을 선보였다. 그 결과 무려 11년, 3천986일 만에 선발승을 거두는 감격을 맛봤다.
김사율은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동안 82구를 던지며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사사구를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는 인상적인 피칭이었다. 스트라이크 구사 비율이 높았고 최고 구속은 144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와 커브는 각각 127, 122km까지 기록됐다.
김사율은 선발 전환 후 지난 7월 27일과 8월 10일 SK 와이번스와 홈, 원정경기에 나와 모두 4이닝씩만 소화했다. 당시 투구수는 각각 65구, 82구를 기록했다.
김사율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앞선 두 경기와 다른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6회를 제외한 나머지 5이닝을 모두 20구 이내로 막아내며 투구수 조절에도 성공했다. 1, 3, 4회초 세 차례나 NC 공격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 투구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롯데 타선은 김사율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4점을 뽑아줘 4-1 리드를 안겨줬다. 그는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타자 조영훈에게 3구째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1루가 되자 롯데 벤치는 교체카드를 꺼냈다. 김사율은 좌완 이명우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갔다.
호투한 김사율이 덕아웃으로 향하는 순간 사직구장을 찾은 롯데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지난 시즌까지 마무리로 뛰면서 세이브를 올렸을 때 들었던 그런 함성이었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물러난 김사율은 경기가 롯데의 5-3 승리로 끝나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명우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줬고, 9회 등판한 김승회가 조영훈에게 투런홈런을 맞자 마무리 김성배가 등판해 경기를 매조지했다. 롯데는 8회말 황재균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이로써 김사율은 지난 2002년 9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이후 근 11년 만에 감격적인 선발승을 기록했다.
김사율의 선발 호투는 롯데 김시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근심 하나를 덜어낸 셈이다. 4, 5선발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김사율이 확실하게 한 자리를 맡아준다면 투수진 운영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또한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버텨낼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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