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비를 앞에 두고도 깔끔한 3점슛이 성공되자 감독은 묘한 미소를 짓는다. 프로농구 부산 KT의 슈터 조성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조성민은 16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19분40초만 뛰고도 17득점을 올리며 KT의 90-62 승리에 일조했다. 2쿼터 12득점을 몰아친 것이 큰 효과를 봐 팀에 승기를 불러왔다.
KT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을 두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칭찬에 열을 올렸다. 전 감독은 "늘 조성민에게는 수비가 빡빡하게 붙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좋다. 자신의 평균 득점은 늘 해주고 팀이 어려운 순간에도 제 몫을 해준다"라며 "계속 컨디션을 유지해서 MVP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힘을 실어줬다.
전 감독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조성민은 머쓱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하겠다"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계속 좋은 감각을 유지하면 욕심을 내볼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조성민은 이번 시즌 시작 전 대표팀에 뽑혀 지난해 8월 열린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 한국의 3위에 평균 두 자릿수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올해 9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티켓을 확보하는데 공을 세운 것이다.
체력적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시즌을 맞아 MVP같은 거창한 목표는 잡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베스트5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주위에서 MVP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 더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이다"라며 은근히 관심이 생기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지만 팀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이날 경기에서 1쿼터 무득점으로 다소 부진했던 조성민은 "1쿼터에 몸은 가벼웠는데 슛 감이 잡히지 않았다. 2쿼터 첫 슛이 들어가면서 잘 됐다. 초반에 터지지 않아도 계속 시도하라는 감독님의 말 때문에 그렇게 했는데 좋은 슛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KT는 이날 승리하며 4위를 유지했지만 공동 2위 서울 SK, 창원 LG와는 4경기, 1위 울산 모비스와는 6경기 차이다. 쉽게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성민도 "현재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너무 치열하다. 모든 신경을 순위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간다면 더 강한 팀이 되어 있을 것으로 믿는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조성민은 지난 1일부터 이날 경기까지 35개 연속 자유투 성공 기록을 이어갔다. 지난 12일 원주 동부전에서는 18개의 자유투를 모두 넣기도 했다. 삼성전에서도 두 개를 성공시켰다. 2006~2007 시즌 당시 양희승(당시 안양 KT&G)이 남자농구 최다인 44개 연속 자유투 성공 기록에 9개 차이로 접근했다.
차분하게만 하면 연속 성공 기록도 도전해볼 만하다. 그러나 조성민은 "여자농구 박혜진 때문에 꿈도 못꾼다. 18개 다 넣은 것만 생각했다. 44개 연속 기록은 전혀 몰랐다"라고 웃었다. 박혜진(춘천 우리은행)이 45개 연속 자유투 성공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보다는 팀 성적에 고민이 많은 조성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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