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 생긴 러시앤캐시 '여전히 진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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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이어 LIG 손해보험에게도 2연승

[류한준기자] 남자 프로배구 막내팀 러시앤캐시가 형님팀 LIG 손해보험을 또 다시 울렸다.

러시앤캐시는 LIG 손해보험에 대한 즐거운 기억이 있다. 러시앤캐시는 2라운드이던 지난해 12월 5일 LIG 손해보험을 상대로 3-0으로 이겨 팀 창단 후 첫 승을 올렸다. 시즌 개막 이후 내리 당하고 있던 8연패를 마감하는 귀중한 첫 승의 제물이 바로 LIG 손해보험이었던 것이다.

러시앤캐시는 LIG 손해보험과 3라운드에서 다시 만나서 또 웃었다. 16일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 러시앤캐시의 LIG 손해보험전 2연승. 이로써 러시앤캐시는 3라운드까지 상대 전적에서 앞서고 있는 팀이 한국전력에 이어 하나 더 늘어났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12월 14일과 1월 2일 각각 한국전력을 상대로 3-0, 3-2로 이겼다. 특히 2일 한국전력을 상대로는 올 시즌 첫 번째 원정경기 승리를 거뒀다.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1라운드와 2라운드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상대팀에게 3, 4점 차로 끌려가면 세트를 쉽게 내주곤 했다. 한순간에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날 LIG 손해보험전은 그렇지 않았다. 2세트에서 3점 차로 끌려갔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고 추격을 계속했다.

13-16에서 송희채와 바로티(헝가리)가 연달아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15-16까지 점수를 좁혔다. LIG 손해보험이 다시 도망을 가 23-20으로 앞섰다. 그러나 러시앤캐시는 바로티의 퀵오픈과 이민규의 서브 득점이 이어지며 22-23으로 다시 추격했다. 결국 2세트는 LIG 손해보험이 25-23으로 따냈지만 러시앤캐시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형님팀을 코너로 몰고 갔다. 22-23 상황에서 바로티가 시도한 공격이 성공해 동점이 됐다면 2세트 결과도 예측하기 힘들었다.

러시앤캐시는 3세트도 LIG 손해보험에 내주며 1-2로 밀렸다. 그러나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투지를 보였다. 결국 끈질지게 LIG 손해보험을 물고 늘어졌고 4, 5세트 모두 듀스 접전 끝에 연달아 따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이날 LIG 손해보험과 경기가 끝난 뒤 "경기 내용은 일단 둘째치고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었다"며 "그런 걸 극복하고 승리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풀세트 접전에서나 먼저 세트를 내주고 역전했던 적이 별로 없었고 듀스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승리를 거둔 부분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러시앤캐시에게 덜미를 잡힌 LIG 손해보험은 올 시즌 유독 원정경기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 팀은 올 시즌 지금까지 원정에서 딱 한 차례 이겼다. 지난 11월 30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전에서 거둔 3-1 승리가 마지막이다. LIG 손해보험 문용관 감독은 "3-1로 이겨야 하는 경기를 놓쳤다"면서 "강팀이 되기 위해선 접전 상황에서 이기는 횟수가 많아져야 한다"고 아쉬운 부분을 짚었다.

문 감독은 "러시앤캐시를 꺾고 오는 23일 열리는 4라운드 첫 상대인 대한항공전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었다"면서 "이제는 3위와 거리가 좀 멀어졌다. 시즌 후반을 보면서 멀리 보는 컨셉으로 변화를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두 팀의 명암이 분명하게 갈린 풀세트 승부였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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