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금지 약물 복용은 아니었다. 그러나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어이없는 행정처리 때문에 선수가 큰 피해를 보게 됐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 그리고 김기정(이상 삼성전기)이 선수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두 선수는 지난 24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자격정지 1년 징계를 통보 받았다. 국제반도핑기구(WADA) 규정 위반이 이유다. 지난해 3월, 9월, 11월 세 차례 도핑테스트에 이용대와 김기정이 대회 출전 등으로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회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배드민턴협회는 앞서 덴마크에서 열린 청문회를 통해 소명자료를 제출하고 WADA 결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연맹과 WADA를 통틀어도 이런 일이 처음 발생했다"며 "자격정지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두 선수에 대한 징계는 공식적으로 24일부터 시작됐다. 이용대와 김기정은 자격정지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 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훈련을 할 수 없다. 대표팀과 소속팀 등에서 훈련을 하는 사실이 세계연맹 또는 WADA에게 적발될 경우 가중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로선 두 선수 모두 개인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협회는 두 선수가 자격정지가 풀릴 때까지 개인 훈련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국내 및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아야 하는 선수 입장에서는 기회 자체가 사라져 큰 곤란을 겪게 됐다. 이용대, 김기정의 경기력 유지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당장 올 가을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가 문제다.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엔트리 마감은 오는 8월 중순이다. 설령 자격정지 기간이 협회의 바람대로 줄어든다고 해도 대회를 준비하고 훈련을 할 시간이 빠듯해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용대는 세계연맹 선수위원회 소속 선수위원이다. 협회는 "선수 본인도 직접 세계연맹 선수위원회에 탄원서와 소명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선수위원회에도 정식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협회는 "스포츠중재재판소(CAS)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두 선수의 구제 방안을 위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징계 여부와 자격정지 기간 등을 두고 지루한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이용대가 코트에 다시 서기까지 난관이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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