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유럽이적시장 마감일인 1일 오전 8시(한국시간)를 앞두고 박주영(29)이 아스널을 일시 탈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박주영이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됐다. 왓포드는 올 시즌 종료까지 박주영을 임대영입한다.
박주영은 지난 2011년 아스널 이적 후 매 시즌 제대로 된 기회를 얻지 못했다. 훈련장에서 메수트 외질 등의 동료들과 밝게 웃으며 훈련하는 사진만 찍혀 축구팬들로부터 '아스널에서 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들었다.
가장 큰 고민은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선발 기준에 대해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경기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박주영에 대해서도 겨울 이적 시장 마감까지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홍 감독은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여있던 박주영을 선발해 동메달을 획득으로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운 바 있다.
하지만, 올림픽과 월드컵은 사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상당히 애를 먹었다. 홍 감독도 지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똑같이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해도 경기 비중이나 수준이 다른 월드컵에서 경기 감각이 없는 박주영의 선발은 쉬운 선택이 아님을 말하기도 했다. 박주영이 끝내 아스널에 남게 돼 기회를 얻지 못하면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일단 왓포드로 임대 되면서 홍 감독도 한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왓포드가 챔피언십 24개 팀 중 16위에 머물러 있어 박주영에게는 어떻게든 기회가 갈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이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전하며 꾸준히 기회를 얻고 골까지 넣는 등 경기 감각을 유지한다면 홍명보호에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대표팀은 지난달 26일 코스타리카전에서 김신욱(울산 현대)이 한 골을 넣으며 1-0으로 이겼지만 골 가뭄 탈출에는 실패했다. 30일 멕시코전에서는 0-4로 대패하며 특급 공격수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 물론 박주영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도 많다. 왓포드에 빠르게 적응하며 골을 넣는 등 주전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왓포드에는 11골로 팀 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트로이 디니가 있다. 또, 그의 파트너인 페르난도 포레스티에리도 버티고 있다.
우디네세(이탈리아)에서 뛰었던 마티아스 라네기까지 포함하면 주전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왓포드에서도 교체 출전 등의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나마 챔피언십 경기수가 많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출전 기회는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이 꾸준하게 출전을 한다면 오는 3월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부름을 받을 가능성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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