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일단 꿈은 이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험난한 환경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윤석민(28)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민이 볼티모어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는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MLB닷컴은 14일(한국시간) 윤석민이 볼티모어와 3년간 575만달러(약 61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옵션을 더하면 윤석민의 몸값은 3년간 최대 1천300만달러(약 138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비교적 만족스러운 계약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오랜 꿈을 이뤘다. 윤석민은 국내에서 투수 4관왕을 달성했던 지난 2011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해왔다. 당시 FA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던 윤석민은 2년을 기다려 FA 자격을 얻어냈다. 그리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계약이 전부가 아니다. 마운드에 올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내는 것이 야구선수의 본업이자 할 일이다. 계약 조건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일단 윤석민이 빅리그 마운드를 밟는 것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윤석민이 처한 환경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먼저 윤석민이 입단한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포함돼 있다. '전통의 라이벌' 양키스와 보스턴에 최근 강팀으로 거듭난 템파베이가 한데 모여 있다. 토론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강팀들과 한 지구에 포함돼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불리한 측면이 많다. 메이저리그는 같은 지구 팀들과 시즌 19차전 씩을 치른다. 타 지구 팀들과의 경기 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다. 투수에게 있어 강팀과의 대결은 승수나 평균자책점 등 여러가지 기록적인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볼티모어의 홈 구장인 캠든야즈 오리올파크가 타자친화적인 구장이라는 것도 불리하다. 다저스 류현진의 홈 구장 LA 다저스타디움이 대표적인 투수친화적 구장이라는 것과 정반대다. 아무래도 홈 구장에서 등판할 확률이 높다는 면에서 이 역시 윤석민에게는 넘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캠든야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 파크팩터 득점 부문(1.057) 10위, 홈런 부문(1.275) 4위에 올랐다. 2012년 역시 득점(1.173)과 홈런(1.314) 부문 나란히 5위를 기록했다. 파크팩터는 1보다 높을수록 타자에, 낮을수록 투수에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지표다.
급선무는 새로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다. 윤석민은 계약이 늦어지면서 14일 시작되는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합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메디컬 테스트를 남겨놓고 있고, 귀국해 비자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바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컨디션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 체결에 만족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