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지 "'왕가네'로 진정한 사랑의 의미 찾았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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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딸 왕광박 이윤지 "결혼, 오히려 더 빨리 하고 싶어져"

[장진리기자] 이윤지는 참 예쁜 배우다.

큰 눈이 매력적인 얼굴도, 가녀린 몸매도 예쁘지만 그 중 가장 예쁜 것은 건강한 생각이다. 수많은 연기자들을 매일 만나지만 이윤지는 그 중에서도 만남이 기다려지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다.

'예쁜 배우' 이윤지를 인터뷰로 만난 것도 여러 번. 이번에는 인기리에 종영한 '왕가네 식구들' 셋째딸 왕광박으로 6개월 동안 산 이윤지와 사랑과 결혼에 대한 솔직담백한 수사를 풀어놓을 수 있었다.

◆"'왕가네 식구들'이 막장? 가족애 느낀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은 과장된 설정과 기가 막힌 결말로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각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왕가네 식구들'은 다른 작품 만큼이나 이윤지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드라마다. 특히 종영날에는 눈물 콧물을 쏙 빼도록 눈물을 흘렸다고.

"진짜 복잡했어요. 슬퍼서 우는 건지 기뻐서 우는 건지 저 조차도 모를 정도로요. 기쁜 신에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어떤 드라마를 끝낼 때는 그 역할로 울 때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게 아니었어요. 그냥 광박이와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니까 슬프고, 이제 왕가네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것도 정말 슬프더라고요."

30년을 뛰어넘은 '왕가네 식구들'의 기상천외 결말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화제가 되고 있다. 개그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에서도 '왕가네 식구들'을 패러디 할 정도였다.

마지막회 대본을 보고서야 결말을 알게 됐다는 이윤지는 "배우들조차 결말을 정말 궁금해했다. 제가 1등으로 대본을 받아서 결말을 모바일 메신저 단체채팅방에 올렸다"며 "결말 부분을 보고 이런 설정을 할 수 있는 건 우리 작가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놀이를 하는 것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어요. 저희 엄마도 아직 환갑이 안 됐는데 제가 먼저 환갑이 되니까 색다른 느낌도 들더라고요. 생각지 못한 결말이라 보시는 분들은 물론 당황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왕가네 가족이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것을 말로는 부족해서 직접 눈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던 거 아닐까요? 결말은 드라마의 완전한 마침표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냥 해피엔딩에서 더 나아가서 가족이 계속 잘 살고, 같이 늙어가는 그런 느낌이라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었어요."

셋째딸 역할만 벌써 세 번째라는 이윤지는 오랜 시간 돈독하게 함께 한 '왕가네 식구들'과의 이별이 특히 힘들기만 하다고. 특히 나문희, 김해숙, 장용 등 중견배우부터 문가영, 최원홍 등 어린 후배들까지 대가족이 함께 했던 드라마라 그 의미는 더욱 특별했다.

"존재감이 정말 커요. 다른 드라마는 끝나면 훅 털어내는 느낌이었다면 '왕가네'는 덩어리를 덜어내는 기분이에요. 앞으로의 인연은 물론 계속되겠지만 가슴이 휑해요. 만화 중에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커다란 구멍이 나있는 그림이 있잖아요, 그것처럼 마음이 뻥 뚫려서 휑한 바람이 앞뒤로 통하는 느낌이랄까. 마지막회를 보면서 제가 계속 우는데 우는 제가 스스로 당황스러울 정도로 눈물만 났어요."

◆"더 성숙해졌다…사랑과 결혼, 다시 생각하게 돼"

마지막회에서 왕광박과 최상남(한주완 분)은 함께 환갑을 맞으며 행복한 부부 생활을 이어가는 해피엔딩으로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티격태격 싸우기도 했지만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광박-상남 부부는 그 후로 어떻게 살았을까.

"그 엄마의 그 딸이라 아이는 다섯 낳았을 것 같은데요(웃음). 사실 저희의 아이를 정말 보고 싶었어요. 어떤 아이가 나왔을지 궁금했고요. 광박이가 썼던 칼럼은 대박이 나서 계속 연재하게 되고, 여성 독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칼럼 작가로 이름을 날리게 됐을 것 같아요. 가족들도 더욱 화기애애하게 지내고요. 시아버님과도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 같아요. 상남이와 광박이가 한 편이 아니라 이제는 광박이와 시아버님이 한 편이 되서 남편을 놀리기도 하고요(웃음)."

이윤지는 '왕가네 식구들'을 통해 무엇보다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며느리 오디션 등 시청자에게 과도한 지적을 받은 설정 속에서 이윤지가 찾은 것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였다.

"며느리 오디션 등 여러 장면을 찍으면서 광박이는 사랑에 단도직입적으로 달려가는 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며느리 오디션에 참여하는 것도 용기라는 생각을 했고, '나도 귀한 자식인데 테스트를 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오디션에 임하게 하는 사랑의 힘은 무얼까 진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타이어 메고 이런 장면은 정말 아프고 힘들었어요. 광박이가 타이어를 메고 막 헤맨 것처럼 저도 진짜 사랑이 뭘까 고민하고 찾아헤맨 것 같아요."

왕광박의 삶을 통해 결혼의 노하우도 얻었다. 이윤지는 "한 집에 사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며 "결혼했다고 나서 끝이 아니라 결혼하기 전보다 결혼한 이후에 오히려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에는 '결혼은 마흔 전에만 하면 되지'라고 생각했는데 좀 더 일찍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정 속에서 피어나는 것들이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대신 결혼에 대해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됐죠. 어릴 때부터 말로만 들었던 걸 드라마를 통해서 직접 체험하니까 사랑과 결혼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나쁜 의미의 현실이 아니라 환상 없이 생각하게 됐다는 의미죠. 결혼은 현실이지만 충분한 생각과 대화를 통해 더 아름답게 꾸며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시아버지에게 늘 구박받는 상황을 연기하며 오히려 결혼이 하고 싶어졌어요. 어떻게 해야될지도 배웠고요(웃음). 연기지만 광박이로서 여러 상황을 겪어내면서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앞으로 제가 실제로 결혼을 하게 되면 '왕가네 식구들' 덕분에 고민할 것들이 많이 줄어들 것 같아요."

'왕가네 식구들'을 떠나보내고 웃음도 눈물도 더 많아진 것 같은 이윤지의 얼굴이 봄꽃처럼 싱그럽다. 드라마를 통해 6개월이 넘게 왕광박으로 살았던 이윤지의 좋은 소식이 올해는 들려올까. 이윤지가 그녀만큼이나 예쁘고 다정한 진짜 사랑을 찾을 날을 응원한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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