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광현 공략 주효"…풀카운트에 지친 김광현

[한상숙기자] SK 김광현이 시즌 첫 경기 등판인 개막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패전을 안았다. SK는 넥센에 3-8로 졌다.

김광현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1회초 선두타자 서건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이택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광현을 대비해 3번 타순에 배치된 윤석민은 2구 만에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2회 첫 타자는 관심을 모았던 넥센 4번타자 박병호와의 승부였다. 김광현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다음 강정호가 밋밋하게 들어온 김광현의 직구를 때려 중견수 왼쪽으로 빠지는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광현은 김민성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고 다시 분위기를 추슬렀다. 몸쪽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김민성의 방망이가 크게 헛돌았다. 로티노 타석에서 포수 정상호가 강정호의 도루를 막아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3회부터 흔들렸다. 3루수 최정의 실책이 발목을 잡았다. 로티노의 까다로운 타구를 최정이 잘 잡아 1루로 던졌으나 박정권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렀다. 그 사이 로티노는 2루에 안착했다. 이어 유한준이 김광현의 2구째 약간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쪽 적시 2루타로 연결했다.

김광현은 허도환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까지 몰렸으나 서건창을 3루 땅볼, 이택근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김광현은 2사 3루 이택근 타석에서는 구심에게 다가가 3루를 가리키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마운드에서 벗어나 발을 풀고, 3루에 견제구를 던졌다. SK 관계자는 "세트포지션 자세에서 주자가 아닌 작전 코치가 움직이는 게 헷갈린다고 어필했다"고 전했다.

4회에 또 점수를 내줬다. 선두타자 윤석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박병호와 강정호가 연달아 볼넷으로 걸어나가 만루를 채웠다. 1사 후 로티노가 김광현의 높은 초구를 노려쳐 중견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날렸다. 김광현은 이후 유한준을 낮은 공으로 삼진 처리한 뒤 허도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났다. 김광현은 4회에만 26구를 던져 투구 수 관리에 애를 먹었다.

5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광현은 6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교체됐다. 첫 타자 박병호부터 고전했다.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았으나 범타로 처리하지 못하고 9구까지 가서 볼넷으로 출루를 허용했다.

김광현은 다음 강정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3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이 남겨 놓은 주자 강정호가 김민성의 중전 적시타로 홈을 밟아 김광현의 실점은 4점(3자책점)으로 늘어났다.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구원진도 흔들렸다. 박정배(0.1이닝 2실점)와 진해수(0.2이닝 1실점), 임경완(0.0이닝 1실점)이 나란히 실점을 허용해 3-8로 크게 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찬스 때마다 나온 안타도 중요했지만 상대 선발 김광현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볼을 많이 골라낸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김광현은 기대했던 개막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김광현은 착실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자신감을 보였다. 경기 초반에는 위력적인 투구로 넥센 타선을 압도했으나 이닝이 거듭될수록 주도권을 빼앗기는 모습이었다. 상대 중심 타선과 수 차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이면서 힘을 뺏기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