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프로농구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애런 헤인즈(33, 서울SK)위 귀화가 추진되고 있다. 남자 국가대표팀에 선발하기 위해서다.
대한농구협회와 KBL이 공동으로 구성한 국가대표운영위원회 관계자는 9일 "헤인즈의 귀화와 관련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헤인즈는 지난 2008~2009 시즌부터 한국 프로농구에 뛰어들었다. 지난 시즌 SK에서 평균 18.4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리그 통산 19.3득점, 7.8리바운드를 해내는 등 속하는 팀마다 제몫을 해냈다. 2009~2010 시즌 울산 모비스에서 뛰며 유재학 현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경험도 있다.
헤인즈의 귀화를 추진하는 목적은 분명하다. 남자대표팀은 올 8월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과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연이어 나선다. 월드컵보다는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목표를 두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 농구는 중국이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고 이란, 카타르 등 중동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아시아에서도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전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선수의 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국대위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과 접촉을 했지만 제약 조건이 많아 포기했다. 대신 KBL에서 뛰었던 선수들 가운데 후보자를 골랐고 로드 벤슨, 데이본 제퍼슨, 코트니 심스, 그리고 헤인즈로 압축했다. 이 중 헤인즈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를 대며 사양했다.
국대위 관계자는 "다른 선수들과도 접촉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런데 헤인즈가 긍정적인 판단을 하고 있어서 대화가 진전됐다. 헤인즈가 선택을 할 경우 대표팀 소집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헤인즈가 귀화에 성공하면 대표팀의 높이와 득점력 보완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귀화 절차는 간단하다.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 심의에서 귀화 사유가 타당하면 법무부에 추천한다. 법무부의 심의가 통과되면 한국사와 한국어 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특별 귀화'로 처리된다.
그러나 헤인즈가 한국 농구를 제대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느냐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지난해 12월 전주 KCC의 김민구를 고의로 가격해 중징계를 받는 등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2012년 축구대표팀을 흔들었던 에닝요의 귀화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 '국민정서'도 넘어야 하는 산이다. 아이스하키, 탁구 등 비인기 종목들과 달리 팬들이 관심을 갖는 종목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한 프로팀 감독은 조이뉴스24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견을 전제로 "헤인즈를 순수 실력으로만 놓고 본다면 귀화는 필요하다. 높이가 향상되고 확실한 득점력이 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하지만,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 선수가 대표로 뛴다는 점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귀화 혼혈 선수를 두고 뭐하느냐는 이야기까지 나올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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