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천 노게임의 행운을 안은 LG 트윈스가 운명의 9연전에 나선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4회초까지 1-9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되는 행운이 따랐다. 패배의 문턱에서 살아난 LG는 4위 롯데와의 승차 3.5경기를 유지했다.
하늘이 도운 경기였지만 이날 노게임으로 인해 LG는 다소 팍팍한 일정을 감수하게 됐다. 9연전 일정이 편성된 것. 올 시즌 KBO는 주말 3연전 경기가 우천 취소될 경우 월요일에 경기를 편성하기로 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최에 따른 일정의 촉박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LG에게는 단순한 9연전이 아니다. 4강 추격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일정이 될 전망이다. 롯데와 3연전을 치른 뒤 버거운 상대인 삼성, 넥센을 연거푸 맞딱뜨리는 일정이다. 롯데는 따라잡아야 할 대상이며, 삼성과 넥센은 리그 1-2위 팀들이다.
LG는 올 시즌 이미 두 차례의 9연전을 경험했다. 5월 어린이날이 포함된 9연전과, 6월 말 우천에 따른 9연전이 있었다. 9연전 성적은 좋지 않았다. 5월에는 3승6패, 6월에는 4승5패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5월에는 아직 양상문 감독이 부임하기 전으로 팀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6월 9연전을 마치고는 곧바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일단 행운이 따르며 1패를 면한 롯데와의 3연전이 중요하다. LG와 달리 롯데는 야속한 비로 불운을 맛보며 여전히 4연패에 빠져 있는 상태. 분위기 면에서는 LG가 허탈해 하고 있을 롯데에 앞설 수밖에 없다.
다음은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다. 삼성이 리그 선두를 독주하는 팀이고,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3승5패로 뒤져있지만 LG에겐 더이상 부담스럽기만 한 상대는 아니다. 삼성과 전반기 마지막 2연전을 싹쓸이한 기억 덕분이다. 지난해 역시 LG는 삼성에 9승7패로 밀리지 않았다.
문제는 9연전 마지막인 넥센과의 홈 3연전이다. LG와 넥센의 악연은 이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됐다. 일방적인 라이벌 관계로, 넥센이 LG의 천적이다. LG는 지난 3년 간 넥센과의 상대전적에서 18승36패(승률 0.333)의 절대 열세에 놓여 있었다. 올 시즌 역시 2승6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9연전을 마치면 LG에게는 사흘의 휴식 기간이 주어진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일정이지만 4강 추격의 분수령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시기다. 물론, 장마에 따른 또 다른 우천 취소 경기가 발생해 휴식을 취할 기회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롯데와의 승차 3.5경기를 두고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아직은 4강 싸움에서 LG가 불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9연전을 잘 소화해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LG에게는 운명의 9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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