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G 트윈스는 지난 주말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뒀다. 그 결과 5위 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롯데와 승차를 각각 2경기와 2.5경기로 벌렸다.
치열한 4위 경쟁에서 일단 한 발 앞서나간 상황이다. 타선은 점수가 필요한 순간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고 마운드에선 중간계투진과 마무리 봉중근이 힘을 냈다.
그러나 양상문 LG 감독의 마음 한구석이 편치는 않다.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 때문이다. 스나이더는 부진에 빠졌던 조쉬 벨의 대체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7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고 10일 두산을 상대로 3안타를 쳐 일찍 눈도장을 찍었다.
그런데 이후 점점 타석에서 힘이 빠졌다. 홈런은 지금까지 4개에 그쳤고 무엇보다 2루타 이상 장타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양상문 감독은 "미국 마이너리그 기록과 차이가 있다"며 "아직까지 국내 좌완을 상대로 타이밍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스나이더는 LG 입단 후 우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2할4푼4리 3홈런 9타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좌투수에게는 타율 2할2푼7리 1홈런 3타점에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오히려 좌완 상대 타율이 2할8푼9리로 우완 상대 타율(2할6푼3리)보다 좋았다.
이런 이유에서 좌완 장원준이 선발로 나온 지난 24일 사직구장 롯데전에서 스나이더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양 감독은 "타격 연습을 할 때 몸상태나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진하다면 차라리 고민이 덜하겠다"며 "그런데 훈련시 타격감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실전에서 말리고 있다"고 했다. 또한 "나도 그렇지만 스나이더가 더 답답할 것 같다"며 "의욕은 분명히 있는데 엇박자가 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스나이더에겐 좋은 롤모델이 있다. 바로 브렛 필(KIA 타이거즈)이다. 양 감독은 "KIA와 경기를 치를 때 한대화 KIA 수석코치를 만났는데 스나이더 얘기를 하니 '필이 꼭 그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필도 시범경기부터 시즌 초반까지 부진했지만 이후 컨디션을 끌어 올렸다.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일이 잦았고 그러면서 엇박자가 났다. 그러나 필은 자신의 타격감을 되찾아 25일 현재 67경기 출전 타율 3할5리 16홈런 4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스나이더는 26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맞대결에서 다시 선발 라인업에 들 전망이다. 그는 두산전 성적이 가장 좋았다. 3경기에 나와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LG로선 두산과 승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스나이더의 방망이가 제 궤도에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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