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보통 하위권 팀과의 대결은 연승을 이어나가고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전력이 약한 팀을 상대로 승리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LG는 번번이 하위권 팀에게 발목을 잡히고 있다. LG에게 가장 무서운 팀은 다름아닌 순위표 맨 아래의 두 팀, 8-9위다. 4강 싸움의 승부처마다 8-9위 팀에 카운터 펀치를 얻어맞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다.
지난 8월 초가 시작이었다. 당시 LG는 '천적'으로 군림하던 넥센과의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마친 뒤 '또 다른 천적' NC와의 2연전을 쓸어담으며 3연승,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다음 상대는 최하위 한화와 8위를 달리던 SK였다.
점차 순위를 끌어올리며 시즌 첫 4위를 바라보고 있던 시점에서 최상의 대진인 것으로 보였다. 상승세를 이어가 단숨에 4위 자리를 뺏어낼 수 있는 유리한 일정이었다. 그러나 LG는 예상 밖의 4연패를 당했다. 한화에 0-1, 2-4로 연패하더니 SK에도 3-7, 5-8로 힘없이 무너졌다. 그 결과 5위까지 올라섰던 순위는 다시 6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한 달 뒤, 상승세 속에 4위까지 치고 올라간 LG는 이번에도 좋은 흐름 속에 하위권 팀들과의 연전이 예정돼 있었다. 4위 싸움의 경쟁자 롯데, 두산과의 껄끄러운 4연전을 2승1무1패로 성공적으로 마친 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한화, KIA를 상대하는 일정이었다.
내심 LG는 한화, KIA를 상대로 승수를 사냥해 2경기 차였던 5위와의 승차를 더욱 벌리려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계획은 어긋났고 정반대로 흘렀다. 한화에게 5-9, 3-5로 연패를 당하더니 9일 KIA전에서도 7-10으로 뼈아픈 재역전패를 당했다. 5위(SK)와의 승차는 오히려 반경기 차로 좁혀졌다.
8월 초와 현재 당하고 있는 하위권 상대 연패는 투타 밸런스의 붕괴라는 공통점이 낳은 산물이다. 스코어에서 알 수 있듯 마운드가 버티면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터지면 마운드가 무너졌다.
특히 LG의 이번 3연패는 모두 역전패라는 것이 뼈아프다. 6일 한화전은 5회초까지 4-2로 앞서다 역전을 허용했고, 7일 한화전은 7회초까지 3-2로 앞서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일 KIA전 역시 3회초까지 4-1로 앞섰지만 실책이 빌미가 돼 동점을 내주는 등 결국 재역전패를 당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들이었고, 경기들이었다. 그러나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 속출하며 3연패를 당했다. 장점이던 지키는 야구도 통하지 않았다. 이제 4위 자리의 주인공은 누가 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승리를 예상하던 경기를 내줄 때 패배의 아픔은 곱절이 된다. 권투에서도 공격을 들어가다 맞은 펀치는 충격이 더욱 크다.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승수 사냥에 나섰다 오히려 연패에 빠진 LG. 하위권 팀들에게 맞은 카운터펀치로 4위 싸움에 적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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